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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신한AI의 2막 어게인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11.0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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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지난해 시장 상장 추진까지 의논됐던 신한금융지주의 인공지능(AI) 자회사 신한AI가 설립 5년 만에 퇴장을 알렸다. 청산 소식이 알려지자 해체 이유와 향후 사업에 대해 업계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신한AI를 올해 말까지만 운영하고 내년 청산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신한금융이 신한AI를 별도 자회사로 유지했을 때 사업 확장성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신한AI가 청산을 추진 중인 것은 맞다”면서 “과정에 대한 부분들, 추진 방향성 등은 구성원들 간 소통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AI는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 꼽혔다. 2019년 신한금융이 100% 출자해 설립한 금융지주사 최초의 AI 전문 회사다. 자산 배분, 상품 추천 등 금융 분야에서 AI 기술을 접목해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디지털 금융 강화를 중장기 목표로 삼았다. 신한DS와 함께 신한금융의 디지털 금융 선봉장 역할을 할 정도로 유망했다.

그 결과 신한금융은 신한AI의 기업공개(IPO) 및 상장까지 검토했다. 출범 후 3년 간 신한AI가 사업을 키우기 위한 비즈니스 토대를 마련했다는 판단에서였다. 한동안 서비스를 캡티브 마켓(계열사 간 내부 시장)인 그룹에만 주로 제공해 왔는데, 지난해 상반기 대외 비즈니스를 위한 클라우드 체계를 구축하면서 한 단계 성장을 위한 체계까지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이후 신한AI는 자문 라이선스도 취득하는 등, 신한금융 계열사 및 다른 금융사들과도 협업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신한AI는 기대에 비해 성장세가 더뎠다. 5년 만에 청산하게 된 것도 경영 성과가 예상만큼 따라주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추가적인 지원보다는 청산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의 ‘2023년 3분기 신한금융지주회사 경영 실적 발표’에 따르면 신한AI는 올 3분기 기준 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2억원이나 늘었고, 누적 순손실도 24억원에 달한다. 특히 신한금융 15개 자회사 가운데 올해 누적 순손실을 낸 곳은 지난해 7월 인수한 디지털 손해 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과 신한AI 두 곳뿐이라 신한AI 실적 악화는 더욱 더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면 신한AI는 쓸쓸한 퇴장을 맞이하는 걸까.

신한AI 사업 중 일부는 청산되지만 진행 중인 사업 및 주요 사업은 은행과 증권 등으로 넘어가 2막을 열게 된다. 인력 또한 각 계열사로 퍼질 예정이다. 신한AI 인력 대부분은 신한은행으로 옮겨가고, 나머지는 신한투자증권 등으로 고용 승계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예가 ‘모물(모르면 물어보세요)’이다. 신한AI는 신한투자증권과 시너지 차원에서 생성 AI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내 주식, 경제 이슈 등과 관련된 고객의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상세하고 전문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AI 어드바이저리 서비스 모물을 출시 준비 중이었다. 자문 업무의 경우 신한은행이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신한투자증권이 계승해 서비스 출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AI 캐치프레이즈 [사진=신한AI 홈페이지 캡처]
신한AI 캐치프레이즈 [사진=신한AI 홈페이지 캡처]

신한금융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신한AI가 자회사로 돼 있는 것보다는 신한금융 타 계열사로 들어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각 사업 내로 들어온다면 실효성과 효율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AI 청산을 준비하는 신한금융이 각 계열사에 AI 사업 및 서비스를 적절하게 녹여낼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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