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어렵다는 손보사, 그 속사정은?

  • Editor. 현명희 기자
  • 입력 2023.12.22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현명희 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금융당국 상생금융 취지에 맞춰 자동차보험료를 내년부터 인하하기로 했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도다. 인하율은 2%대 중반 수준으로 결정됐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체감이 어려운 수준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보험사로서는 ‘이게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손보사들이 상생금융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를 2%대 중반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손보사들이 상생금융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를 2%대 중반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정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보험 분야 상생금융의 주요 방향을 발표했다.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보험료 인하 ▲보험계약대출 이자 부담 완화 ▲소비자 편익 제고 등이 골자다.  

이중 실손의료보험에 대해서는 지난 18일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내년 인상률 평균을 1.5% 수준으로 낮췄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1세대 가입자는 평균 4%대 인하가 예상되나, 2, 3세대 가입자에게는 각각 평균 1%와 18%대 인상이 예고됐다. 4세대는 동결이다.

이어 자동차보험료 인하율도 지난 20일부터 윤곽이 드러났다. 인하폭 및 시행시기 등 세부사항이 달라 보험사 개별로 입장을 발표했다.

삼성화재는 2월 중순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2.6%, 이륜 자동차보험료 8% 수준의 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KB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6%가량 인하한다. 개인소유 이륜차 보험료는 내년 1월 중순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평균 10.3%, 가정용 이륜차는 13.6%, 개인배달용(비유상 운송) 이륜차는 12.0%까지 보험료가 인하될 예정이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도 내년 2월 중순 이후 책임 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5% 내린다.

메리츠화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3.0% 인하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다만 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4% 수준에 그친다는 점에서 주목도도 금세 식었다. 자동차보험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 상위사 점유율이 85%대에 달한다. 메리츠화재 이륜 자동차보험료는 10%가량 인하될 예정이다.

손보사들은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경제의 고통을 분담하는 상생금융 차원에서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손보사들이 상생금융 취지로 실손의료보험과 함께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은 자동차보험이 ‘국민보험’으로 불릴 만큼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보험인 까닭이다. 이에 따라 평균 인하율이 2% 중반대로 결정돼 1인당 보험료는 평균 2만2000원 정도로 낮아지게 될 예정이다.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둘러싼 소비자들 입장은 다소 부정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손보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도 7조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8% 증가한 바 있다. 손보사들은 실적 잔치를 벌였는데 소비자들 보험료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70대 남성 A씨는 “자동차보험료가 내려간다기에 기대를 했는데 하나마나 한 것 같다”며 “인하율이 낮아 피부로 체감되지 않는다. 내렸다는 느낌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B씨도 “보험료가 더 낮아졌으면 한다. 3.5% 정도 인하율이면 적당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어림잡아 계산해도 2% 중반대 인하율이면 업계 전체로는 5000억 규모로,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며 “향후 보험사에서 지출하게 될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자동차보험으로 발생할 수익과 상생금융 동참으로 인하하게 될 금액이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둘러싼 소비자와 보험사 간 입장이 상이하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을 둘러싼 소비자와 보험사 간 입장이 상이하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실제 업계에서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실적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4개 상위사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3%로 작년 같은 기간(79.6%)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겨울철 폭설·결빙 등 계절적 요인 및 연말연시 이동량이 증가해 손해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사업운영비를 고려할 때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대로 본다.

보험사가 사고 차량을 수리한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인 정비수가도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보험업계와 정비업계는 정비수가를 4.5% 인상하기로 한 데 이어 올해는 협상이 결렬되면서 동결됐지만, 내년에는 3.5% 오른다. 정비수가는 최근 3년 새 8%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고율 증가와 정비요금 등 보험원가 상승 등으로 자동차보험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후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