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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올해 ‘위기극복’ 키워드는 해외·신사업 확대와 내실·안전 강화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4.01.0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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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최근 시공능력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유동성 악화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며 건설사 ‘줄도산’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건설·부동산 경기도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속되는 위기 속에 국내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내실 강화’, ‘해외 및 신사업 강화’, ‘현장 안전’을 올해 경영 키워드로 제시하며 건설업계 위기 속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CEO들은 올해 업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신년사를 통해 현장 안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내실 경영 강화와 해외·신사업 확대를 통해 경영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주요 건설사 CEO들이 올 한 해 업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신년사를 통해 내실 경영과 신사업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건설사 CEO들이 올 한 해 업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신년사를 통해 내실 경영과 신사업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대 수주를 기록한 현대건설의 경우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사업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신년사에서 “대형원전‧SMR(소형모듈원자로) 등 핵심사업과 수소‧CCUS(탄소 포집·저장·활용)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건설시장의 글로벌 흐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시장 경쟁우위를 결정짓는 핵심기술과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글로벌 전문 인재 육성의 중요성과 핵심 역량의 재정비도 필요하다”며 “중대재해 제로, 품질하자 제로를 목표로 최고의 건설품질을 선보이자”고 안전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역설했다.

지난해 해외사업 확장에 광폭 행보를 보인 대우건설도 올해 가장 큰 목표를 해외시장 공략으로 설정하고 지구촌 개발사업 강화 및 디벨로퍼(개발사업자)로 성과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단순 시공만으로는 이윤 확보와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해외시장에서도 시행과 시공을 병행하는 디벨로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며 “북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서 개발사업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우건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포스코이앤씨는 중대재해 제로, 신비전 실현 가속화, 기술력 기반 원가경쟁력 우위 확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경영 강화 등을 새해 과제로 꼽았다.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올해는 부동산 PF 사업 리스크 현실화가 높은 한 해로 강건한 현금흐름이 경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으로 불필요한 낭비를 제거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원가 혁신 활동을 통해 계획한 경영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최우선 경영으로 중대재해 제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며 안전한 근로환경을 조성하고 안전보건 주체들의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안전 문화를 확산시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안전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S건설과 롯데건설은 관리와 경영효율화 등을 통한 내실 경영 강화를 올해 경영 기조로 꼽았다. GS건설은 신뢰 회복과 내실 강화를 위해 품질관리·수행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올해는 현장 중심의 조직구조 재편 및 엄격한 품질 관리와 수행 역량을 강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가치 제고 등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며 “고객과 시장 이해에 기반한 사업 방향으로 재정비하고, 수익성과 수행능력을 감안한 선별 수주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내실 경영에 더해 미래사업 육성을 위한 인공지능(AI)·신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는 “올해는 경영 효율화를 바탕으로 한 내실 경영과 함께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으로 새로운 미래 사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미래사업준비팀을 신설하고, 그룹 연계 사업을 지속 발굴하는 등 미래 우량자산 확보에 더해 건설업 AI(인공지능) 신기술 발굴 등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태영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지난달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태영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가 이처럼 해외 및 신사업 강화, 내실 강화, 현장 안전에 집중하는 것은 건설자재, 인건비 등 공사비 증가와 PF 경색 위기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 건설·부동산 경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와 건설투자는 각각 전년 대비 1.5%, 0.3% 감소할 전망이다. 전국 주택가격 역시 2.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주택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폐업 건설사들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업체 수는 581곳으로, 2006년(537곳)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건설업계는 건설투자 위축, 부동산 PF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당국의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주택건설 산업이 정상화되어 경제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PF 시 건설사 연대보증 등 엄격한 조건부여 개선 및 PF 보증 취급은행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도 신년사에서 “유동성 악화를 겪고 있는 PF 사업장의 금융·세제 지원 강화 그리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신도시 개발 등 주택시장 활성화로 건설투자에 따른 물량 창출이 업계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더해 부동산 PF 위기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하반기에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건설사들도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신사업 및 해외 시장 확대, 내실 강화 등 생존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하반기 자금경색 위기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경기 침체와 건설 생산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 자금조달 위기까지 맞물린 건설업계가 과연 해외·신사업 확대와 내실 강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연중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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