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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TF 시장 혼란 가중, 오히려 좋은 곳도 있다?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1.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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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막혔는데 오히려 좋다고?

금융투자업계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비트코인 ETF 리스크를 덜고 장기적으로 입지가 굳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된 이후 국내 금투업계에선 혼선이 빚어졌다. 특히 금융당국의 뒤늦은 대처로 투자자들 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이 따른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를 도입하려다가 서둘러 중단하고, 기존에 거래되고 있던 비트코인 선물 ETF까지 금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 근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 근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 및 중개에 대한 입장을 두 차례나 내놓으며 혼란을 진화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현행처럼 거래되며 현재 이를 규율할 계획이 없다”면서 “향후 필요 시 당국 입장을 일관되고 신속하게 업계와 공유할 수 있도록 긴밀한 연락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증권사들이 금융투자협회 등에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를 중개해도 될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자 방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가 가상자산의 성격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입을 신중해야 한다는 반면, 비트코인보다 변동성이 큰 금융상품도 거래 자체를 막지 않는데다 거래를 막는 과정도 주먹구구식이라는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투업계와 국내 코인 거래소에선 혼란과 무관하게 비트코인 현물 ETF 금지 및 선물 ETF 거래 재개가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증권사들은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나오며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를 재개했다. KB증권은 지난 12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에 대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전까지 선물 ETF 신규 매수를 제한한다는 공지를 게재했는데, 이내 금융위가 선물 ETF는 규율할 계획이 없다고 하자 신규 매수를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했다. KB증권 측은 “당시 게시를 올렸을 때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밝히며 혹시 모를 상황 및 위험을 대비해 보수적으로 선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뿐만 아니라 몇몇 증권사도 비트코인 선물 ETF 중개 중단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각에서는 현물 ETF 금지는 아쉬우나 선물 ETF 거래가 지속되고 있고, 국내에서 투자 가능한 선물 ETF에 주목하며 관심도는 올라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ETF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들도 덕을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해외에 성장시킨 비트코인 선물 ETF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면서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유럽과 호주 등에서 비트코인 현물 및 선물 ETF를 운용하고 있다. 또 선물 ETF인 글로벌 X 블록체인&비트코인 전략 ETF(BITS)는 지난 10일 기준 1년 간 수익률이 178.31%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이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도 상장 1년 만에 순자산(AUM) 1040만달러(139억672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250만달러(33억5750만원)로 상장한 이 상품은 현재 1040만달러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의 가장 큰 장점은 비트코인 현물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결제 사고나, 현물 거래소 파산, 해킹 등의 위험 요인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암호화폐 지갑 없이 기존 보유하고 있는 증권 계좌를 활용해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어 일반 증권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KB증권 본사 전경 [사진=KB증권 제공]
KB증권 본사 전경 [사진=KB증권 제공]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입장에선 미국 시장과 달리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막힌 게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JP모건은 신규 가상자산 투자자가 ETF를 통해 접근해 코인베이스 등 신규 계정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자들이 코인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 상대가 없는 국내 시장은 반대 상황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에 활기가 돌면서 일정한 상승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그 수혜를 고스란히 코인 거래소가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11일 당일,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고팍스, 코빗) 거래량은 총 14조원에 육박했다. 아울러 한편에선 국내 거래소는 코인베이스보다 수수료 수익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수수료 감소 우려에서 자유롭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ETF는 증권사를 통해서 거래되는데 증권사에서 거래를 못하게 되면 비트코인은 거래소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하지만 증권사에서 거래할 수 있다고 해서 코인 거래소에 100% 악재라고 할 순 없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선물 ETF 금지 혼란 속 금투업계와 코인 거래소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본격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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