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래 먹거리’ 전고체 배터리 어디까지 왔나?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4.01.19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해결할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확보·개발에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높은 시장 성장률이 예상되지만 높은 기술 장벽, 가격 대비 낮은 수익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19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발간한 ASTI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지난 2020년 6160만달러에서 연평균 34.2%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7년 4억8250만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국내 전고체 배터리 시장 역시 같은 기간 292만달러에서 3299만달러의 시장을 형성해 연평균 41%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 확보·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기술 확보·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구성 물질에 따라 황화물계·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등으로 구분된다. 황화물계는 전도율(물질에서 전기가 얼마나 잘 흐르는지 나타내는 정도)과 안전성이 가장 뛰어나지만 개발 난이도가 높다. 고분자계는 기술 개발이 상대적으로 쉬우나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은 황화물계보다 떨어진다.

두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와 폭발 위험성이 낮아 안정성이 높다. 아울러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 시간도 짧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삼성SDI,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는 2028년 안팎으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빨리 뛰어든 국내 기업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오는 2027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지난달 전고체배터리(ASB)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하는 등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직속 조직으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팀이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시장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히며 전고체 배터리 사업의 본격 추진을 알렸다. 삼성SDI는 관련 인재 확보를 위해 지난 12일부터 경력 사원 원서 접수를 받고 있다. 채용공고에 ‘전고체 배터리 개발’ 수행업무를 명시하며 회사의 미래 지향점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3월 수원 SDI연구소에 국내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6월부터 시제품 생산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고객에게 납품하는 샘플을 생산했다. 현재 소형 셀 개발 단계로 내년까지 대형 셀을 개발한 뒤 2027년 양산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삼성SDI가 ‘IAA 모빌리티 2023’ 부스에 전시한 전고체 배터리 샘플. [사진=연합뉴스]
삼성SDI가 ‘IAA 모빌리티 2023’ 부스에 전시한 전고체 배터리 샘플. [사진=연합뉴스]

SK온 역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SK온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미국 솔리드파워와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솔리드파워는 업계 최고 수준의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생산성이 우수한 고체 전해질 제조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SK온은 이번 협약에 따라 솔리드파워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관련 기술 전부를 연구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솔리드파워는 SK온에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공급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도울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온은 내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2026년 초기 단계의 시제품을 생산,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로드맵을 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품질인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로 직행하기보단 기술 난이도가 낮은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에 우선 집중하는 모양새다. 카이스트(KAIST), 서울대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성민석 SK온 최고사업책임자(CCO·사진 왼쪽)와 존 반 스코터 솔리드파워 최고경영자가 지난 10일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SK온 제공]
성민석 SK온 최고사업책임자(CCO·사진 왼쪽)와 존 반 스코터 솔리드파워 최고경영자가 지난 10일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SK온 제공]

그러나 일각에서는 배터리 값이 전기차 가격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등 가격 대비 낮은 수익성과 높은 기술 장벽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며 현재 사용 중인 배터리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라며 “그러나 상당한 기술력이 요구되며 가격 대비 낮은 수익성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2028년 전후로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며 “상용화에 성공해 양산에 나선다 해도 비싼 가격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기에 가격적인 부분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국내 배터리 업계가 높은 기술 장벽과 낮은 수익성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전기차 시대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