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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적금부터 펀드·ETF까지...다채로워지는 세뱃돈 재테크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2.1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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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세뱃돈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엄마한테 맡겨 놔. 나중에 다 돌려줄게.”

부모들은 호언장담했지만 아이 세뱃돈을 어떤 상품에 투자해야 할지 막막하다. 설 목돈을 맡겨둔 자녀들은 과연 자신의 세뱃돈이 잘 유지될지 걱정되기 시작한다. 명절 연휴가 끝나자 부모의 고민과 자녀의 걱정을 덜 수 있는 세뱃돈 재테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배하는 어린 아이들 [사진=연합뉴스]
세배하는 어린 아이들 [사진=연합뉴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재테크는 단연 예적금이다. 재테크가 종잣돈을 모으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만큼 은행이 제공하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참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에서도 설 명절을 노려 특판 예금을 출시하거나 미성년자 예적금 상품, 세뱃돈 증정 등 다양한 상품 및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미성년자 예적금 계좌 279만9703개에 5조원이 넘는 금액이 맡겨진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과 비교했을 때 계좌수는 2만972개, 금액은 약 6000억원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최고 연 6% 금리의 ‘KB특별한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 기간은 1개월~6개월로 한도는 1000원~30만원이다. 저축은행 적금도 노려볼 만하다. 올해 초 하나저축은행은 최대 연 7% 금리 적금 ‘잘파(Z+알파)적금’이 출시했고, IBK저축은행은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연 4.9% 금리를 주는 ‘청룡비상 정기적금’을 내놨다.

인터넷은행도 고금리 예적금 상품 출시로 세뱃돈 재테크족의 관심을 끌었다. 케이뱅크는 이달 1~14일 신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별다른 우대 조건 없이 연 10% 금리를 적용하는 적금 특판 이벤트를 진행했다. 연 10% 수신 금리는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서 예금 금리가 다시 3%대로 내려오자 은행들의 예대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고, 최근 1년 새 핵심 예금 잔액이 130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유동성도 급증해 언제든 주식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수시입출금도 늘었다. 굳이 예적금을 통해 수신을 확대할 필요가 사라지자 고객들은 다양한 고금리 상품을 찾기 힘들게 됐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무리한 수신 경쟁으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 업계는 예적금 금리를 더욱 더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모습이다.

우대조건도 까다롭다는 평가다. 최고 연 13.6% 금리를 받을 수 있는 JB전북은행의 ‘JB슈퍼씨드적금’과 최고 연 7.3% 이자율을 제공하는 수협은행의 ‘Sh플러스알파적금’을 보면 우대조건이 만만치 않다. JB슈퍼씨드적금에서 13.6%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 연 3.6% 금리에 한 달에 한 번 적립금을 납입할 때마다 한 개씩 나눠 주는 씨드가 행운의 슈퍼씨드일 경우 연 10.0%의 우대 금리를 더해준다. Sh플러스알파적금도 7.3% 이자율을 받기 위해선 적금에 가입하고 수협 찐(ZZIN) 카드 이용 실적 등을 충족해야 한다.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해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해 일각에선 은행 특판은 실익이 없는 ‘미끼 상품’에 불과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모들과 자녀들은 다양한 세뱃돈 재테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 방식으로 미성년자 주식 계좌 개설을 할 수 있어 주식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미성년자 자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면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 부모가 자녀에게 무상으로 재산을 이전하면 증여세를 내야하는데, 미성년 자녀에게는 19세까지 10년 단위로 2000만원씩 4000만원까지 비과세 증여를 할 수 있어 절세에 유리하다고 평가받는다.

수요에 맞춰 증권사들도 바삐 움직이는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우리 아이 세뱃돈 받으세용’ 이벤트를 오는 15일까지 진행한다. 신청 및 자녀에게 새해 덕담을 남기면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5만원, 10명에게 10만원, 1명에게 100만원의 세뱃돈을 준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도 미성년자 대상 신규·비대면 계좌 개설 이벤트를 각각 오는 29일, 다음달 29일까지 진행한다.

설 연휴 기간에 일정 규모 이상 거래 시 주식을 지급하는 증권사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13일 3억원 이상 해외주식을 거래하면 테슬라 1주, 5억원 이상 거래하면 인베스코QQQ트러스트 1주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하이투자증권도 지난 8~13일 미국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거래 금액 구간별 추첨을 통해 사은품을 지급했다.

KB증권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통해 미성년 고객 CMA 계좌를 이용하는 미성년 고객이 크게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1월 말 대비 12월 말 기준으로 고객 수 4.1배, 계좌 잔고 금액 5.4배 늘었다. 설 명절 동안 모은 자녀들의 세뱃돈과 용돈을 활용한 경제 교육을 선물할 것을 추천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계좌 개설 신청이 많이 들어왔다”며 “투자 조기 교육에 있어 관심이 많다. 2020년 이후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투자자들이 자녀들에게도 투자 경험을 일찍이 시켜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도 “설 연휴를 맞아 이벤트 신청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금 부모 세대가 투자를 많이 해봤던 세대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증여를 빨리 하자는 주의다. 또 투자 수단과 방법이 늘어나면서 단순한 저축이 아니라 유연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펀드 역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낼 수 있고, 증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부각된다. 어린이펀드는 1999년 처음 출시 돼 미성년자가 금융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학습하고 학자금 등 목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자산운용사들은 설 명절을 맞아 자녀가 받은 세뱃돈, 용돈 등을 투자해 장기간 묻어둘 만한 펀드와 ETF를 추천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미성년 신규 계좌개설 이벤트 [사진=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 미성년 신규 계좌개설 이벤트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이제는 현금으로 세뱃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식이나 펀드, ETF로 세뱃돈을 주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자녀와 계좌 개설 단계부터 함께하면서 간단한 거래 이용법을 익히는 등 금융 투자에 대한 조기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KCGI자산운용이 지난 8일 고객 85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날 세뱃돈으로 자녀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62%가 펀드를 선택했다. 이는 현금 18%와 주식 17%를 합친 것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KCGI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는 작은 돈이라도 수시로 투자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투자 습관을 통해 자녀들에게 장기적으로 경제 독립 기반을 만들어 주려는 바람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연금저축계좌나 청약통장도 명절 세뱃돈 이색 재테크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고, 세뱃돈 대신 비트코인을 받고 싶다는 청소년도 늘어나면서 설날 세뱃돈 풍속도는 점점 바뀌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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