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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 해외부동산 쇼크, 손실 확대에 대한 시각차는 왜?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2.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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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vs “막대한 손실 피하기 어렵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 침체에 따른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의 손실 확대 가능성을 두고 대립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 [사진=연합뉴스]
뉴욕 맨해튼 중심가 [사진=연합뉴스]

19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5대 금융이 고객에게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 등과 별개로 집행한 부동산 투자는 총 782건, 전체 원금은 20조3868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5대 금융은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 512건 투자에 원금 총 10조4446억원을 투입했는데, 현재 이 자산의 평가 가치는 총 9조3444억원으로 애초 투입한 원금에서 약 1조가 증발한 상태다. 전체 평가 수익률은 –10.53%로 집계됐다. 투자 원금 대비 평가 수익률은 하나(-12.22%), KB(-11.07%), 농협(-10.73%), 신한(-7.9%), 우리(-4.95%)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금융그룹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부실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지난해 해당 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 또 금융그룹은 선순위 위주로 투자했고, 규모 역시 자산 대비 1% 내외기 때문에 손실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대형 부실이나 시장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산될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최철수 KB금융 리스크관리총괄(CRO)은 지난 7일 KB금융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해 “5조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은 대부분 은행이 차지하고 있고, 보수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에 선순위 대출이 대부분”이라며 “오피스와 준주거용 부동산이 많고 부실률은 0.2%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에 해외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 보수적 이상으로 대손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에 (그룹에) 큰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방동권 신한금융 CRO 부사장은 8일 신한금융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부동산 금융은 4조1000억원 정도로 은행이 1조5000억원, 보험사가 1조6000억원 가량이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고, 천상영 신한금융 재무부문장(CFO) 부사장도 “해외 대체 자산이나 부동산에 대해 이슈 자산을 별도 관리하면서 3년간 충당한 손실이 전체 장부가액 기준으로 35~50% 수준”이라며 “향후 손실 가능성 크기는 제한적이라 본다”고 언급했다.

몇몇 금융권 관계자도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추가 손실 가능성이 0%는 아니지만 투자 원금 대비 손실이 큰 수준은 아니다”면서 “부동산은 경기에 따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면 턴어라운드 됨에 따라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실 위기가 고조되자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내역을 사업장 단위로 데이터베이스화해 밀착 점검하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호언장담했으나 저마다 현장 실사 및 신규 취급 금지 등 해외 부동산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초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실 위험은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B금융은 그룹 차원의 대체 투자 자산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며 해외 부동산 관련 추가 부실을 막기 위해 관리 자산을 위험 수준별로 분류해 월·분기별로 관리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경우 해외 부동산 현장 감리와 실사를 통한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부동산 금융 한도 관리 기준을 세분화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주기적 점검 및 현장실사 진행과 ‘2024년 상반기 리스크 관리 방향 가이드’ 마련 등으로 해외 부동산 관련 대출과 투자를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상태다.

5대 금융지주 [사진=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금융지주 제공]
5대 금융지주 [사진=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금융지주 제공]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급격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 투자금이 몰려있다는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5대 금융의 해외 부동산 투자 전체 원금이 20조3868억원인데, 이 가운데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부동산 관련 건만 약 11조4000억원으로 비중이 55.9%나 된다. 미국 CRE 시장은 고금리와 근무 환경 변화로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CRE 대출 손실로 최근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공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손실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오피스 수요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 등으로 추가 가격 조정이 예상됨에 따라 파급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8일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동향 및 은행권 영향’ 보고서에서 “미국은 올 상반기 경제활동 약화와 (재택 병행 등) 하이브리드 근무 정착 등으로 올해 오피스 수요를 지속적으로 제약할 전망이며, 오피스 공실률은 19.8%로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금융그룹이 강조한 선순위 투자라고 하더라도 담보가 되는 자산 가치가 급락하면 100% 원금 회수를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연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실 채권화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따른다.

CRE 리스크가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상륙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4조원 가량의 투자금은 금융사의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금융그룹의 실적 악화와 금융 소비자 손실로 이어지진 않을지 업계와 시장에서 손실 확대를 예의주시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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