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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상품 전성시대, 유통가 PB전략 몇 가지

  • Editor. 이수아 기자
  • 입력 2024.02.2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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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수아 기자] 고물가로 인해 PB상품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4일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닐슨아이큐가 조사한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 분석을 통해 최근 1년간 국내 PB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체 소비재 시장은 같은 기간 1.9% 성장에 그쳤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한 자체 브랜드 상품이다. 대표적으론 이마트 노브랜드, 홈플러스 시그니처와 당당시리즈, CU 헤이루 등이 있다. PB제품은 마케팅 및 유통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가격을 낮추면서 높은 가성비로 각광받고 있다. PB 시장 성장세는 식품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비식품 부문 시장 성장률은 7.4%였는데 반해 식품은 12.4%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소비자들이 필요하지 않은 비식품 지출은 줄이고, 음식료품 등 필수재 위주의 소비활동은 유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PB 성장세는 기업 수익성을 높이는 주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홈플러스 PB상품은 매장 방문 고객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PB상품은 매장 방문 고객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PB상품이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고객 수 증대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PB상품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가파른 성장세만큼 PB상품의 홈플러스 내 영향력 역시 상당하다. 지난해 홈플러스 구매 고객 10명 중 3명은 PB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PB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상당하다고 파악하고, PB상품이 고객 수 증대도 기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홈플러스는 2019년 론칭한 PB 홈플러스시그니처를 가성비와 품질을 동시에 잡는 전문화 콘셉트로 기획했다. 이에 더해 일부 제품엔 기능성 콘셉트를 부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홈플러스시그니처 메가스톤IH 프라이팬의 경우 4중 코팅과 경량화를 내세워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PB상품 수도 2019년 900여 종에서 2023년 3000여 종으로 크게 확대했다. 홈플러스는 PB상품 확대가 향후 전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 PB 상품들은 가성비와 품질은 물론 오직 홈플러스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함까지 갖추면서, 고객들의 홈플러스 방문이 이어지게 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PB상품이 더욱 다양해지고 고도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PB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PB상품 성장률이 가장 돋보인 업태는 편의점이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작년보다 7,6% 증가해 8조1949억원을 거뒀다. BGF리테일은 연세우유 크림빵과 같은 차별화 상품과 득템시리즈 등 가성비 PB상품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자사 대표 PB인 헤이루를 일본과 홍콩에 직수출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최대 규모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에 편의점 PB상품이 입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에는 파크앤샵에 수제맥주와 하이볼 10종을 수출한다.

고객 확보나 해외진출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 새 판로를 개척하고 성장 동력을 얻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쿠팡에 순살 고등어 PB상품을 납품하는 부산 ‘등푸른식품’은 쿠팡 입점 전 재고관리 실패 등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만큼 사업이 휘청거렸으나 쿠팡과 손을 잡고 파산 위기를 극복했다. 쿠팡PB상품 납품 증대로 인한 매출과 이익 성장으로 파산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등푸른식품의 매출은 쿠팡 입점 첫해인 2019년 3억원에서 지난해 86억원으로 29배 폭발 성장했다. 등푸른식품 제품은 신선한 맛과 품질로 인기가 높다. 쿠팡 관계자는 “아직 전국에 품질이 뛰어나지만 고객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제조사들이 많다”며 “이들이 쿠팡을 통해 경기침체 시국에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윈윈’하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는 소비자에게 유통기업이 (최소한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며 “브랜드파워가 없는 중소제조사 제품을 시장에 소개하고 소비자 신뢰를 끌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PB상품 매출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전체 소비재시장에서 PB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로 식품과 비식품이 각각 3.9%, 4.6%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3분기 기준 글로벌 전체 소비재시장의 PB 매출 점유율은 21%로, 우리나라는 유럽(32.4%)은 물론 홍콩(13%), 싱가포르(6%)에 비해서도 낮았다. 고물가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성비로 소비자의 지갑 틈새를 노릴 PB상품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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