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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 외면하는 건설사, 돌파구는 해외시장·신사업?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4.03.0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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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자재 값, 인건비, 금리 상승 등 대외적인 상황으로 주택사업 원가율이 90% 이상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성 미분양 리스크까지 더해져 국내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는 물론 도시정비 사업까지 포기하는 모양새다. 국내 건설사들은 불확실성이 큰 주택 사업에 집중하기보단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2023년 지역별 건설 수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수주 총액(토목+건축)은 17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감소했다. 수도권 지역의 건축 수주는 63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줄었다. 최근 5년간 최저치다. 지방은 52조7000억원으로 전년(74조8000억원)보다 29.6% 축소됐다.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주 실적이다.

특히 ‘미분양의 무덤’이라고 불린 대구의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반 토막 수준인 2조6000억원을 기록, 46.1% 하락한 점은 주택사업 부진에 따른 아파트 수주 외면 경향을 방증하고 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축 수주는 대부분이 아파트와 같은 주택 공사”라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수도권 건축 수주까지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연간 수도권과 지방 건설수주 추이.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캡처]
연간 수도권과 지방 건설수주 추이.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보고서 캡처]

■ 주택사업 포기하는 건설사, 수주 목표도 보수적

고금리, 원자재 값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 등 악재가 계속되면서 그동안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사업에서 수익성을 꾀하기 힘들어 지자 대부분 건설사들은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삼성물산의 신규 수주 목표 금액은 18조원으로 지난해 실적(19조2284억원) 보다 6.3% 낮춰 제시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목표 수주액은 28조99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32조4906억원) 대비 10.7% 줄었다. 대우건설도 주택 수주 비중을 줄이며 올해 신규 수주 목표 금액을 11조 5000억원으로 잡았다. 전년 실적(13조2096억원)에 비해 12.9% 줄어든 수치다. DL이앤씨 역시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11조6000억 원으로 전년 실적(14조8894억원)에 비해 20% 이상 낮춰 설정했다.

반면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여파로 영업정지 위기에 놓인 GS건설과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에서 탈락한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올해 주택 수주 목표 금액을 높였다. GS건설의 올해 신규 수주 목표는 13조3000억원으로 전년 수주 실적(10조1844억원)보다 약 30% 늘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신규 수주 금액으로 전년 실적(2조7000억원) 대비 80% 이상 늘어난 4조9000억원을 제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건설사들 대부분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했다”면서 “국내 주택사업에 집중하기보단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비주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주택시장 침체로 건설사들이 비주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해외시장과 비주택 사업 확대 집중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시장 진출과 비주택 분야 신사업에 집중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21개 건설사가 95개국에서 333억1000만달러를 수주하며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정부에서 올해 해외 수주 목표를 400억달러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기업 참여를 유도하는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만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전통적인 건설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신사업 추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기준 1조원 넘는 42개 건설사 가운데 지난해 신규 사업을 개시한 곳은 8개사(24건)에 이른다. 스마트건설, 신재생에너지, 폐기물·수처리 사업 등이 주를 이뤘다.

먼저 삼성물산은 올해 신사업 신규수주 목표를 전년(2000억원) 대비 12배 증가한 2조4000억원으로 설정하며, 수익성 중심의 사업 기조를 유지하고 신사업 성과 창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목표다. 삼성물산이 주력하고 있는 신사업은 모듈러, 신재생에너지(태양광), 그린수소, 스마트시티, 소형모듈원전(SMR), 데이터센터 등이다.

현대건설은 초격차 기술 확보, 에너지 가치사슬 확대,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이 주력하는 신사업은 대형원전·SMR 등을 비롯해 수소·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에너지 전환 사업 등 신사업 부문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은 물류센터, 사회간접자본(SOC) 등 비주택 부문의 수주 확대와 해외 사업다각화 등을 통해 침체된 주택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수주한 공사는 4930억원 규모의 ‘한국초저온 인천물류센터’를 비롯해 모두 비주택 사업이다.

이외에도 포스코이앤씨는 저탄소 철강·수소, DL이앤씨는 SMR·CCUS, GS건설은 모듈러·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주택사업 원가율이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대부분 건설사가 불확실성이 높은 주택사업에 집중하기보단 해외 시장 진출이나 신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수익성이 크게 위축된 전통적인 건설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부동산 호황기 시절 건설사들을 견인했던 주택사업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과연 해외 시장 진출과 신사업을 통해 건설의 한계를 뛰어넘고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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