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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차기 사장, ‘증권맨’ 윤병운 내정 배경 몇 가지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3.1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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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NH투자증권 새 수장에 윤병운 부사장이 내정됐다. 사장 자리를 두고 ‘농협맨’이냐 ‘증권맨’이냐를 두고 갈등이 빚어졌으나 증권맨 선임으로 충돌은 일단락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1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윤병운 투자은행(IB) 사업부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후보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윤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3명을 확정한 바 있다. 임추위는 오는 26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을 공식 선임하게 된다.

NH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NH투자증권 제공]
NH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윤병운 내정자가 신임 사장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바로 농협중앙회와 갈등이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맨’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적극 밀었다. 금융권 안팎에선 1988년 입사해 2022년 중앙회 부회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4년 동안 농협에 몸담았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도운 키맨으로 알려져 유 전 부회장의 대세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다.

또 농협 지배구조는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은행·증권 등’으로 이어져 있다. 2012년 신용 사업과 경제 사업의 분리인 신경 분리 이후 농협금융지주가 떨어져 나와 독립적인 인사권을 행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중앙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농협중앙회는 NH투자증권 지분 56.8%를 보유한 농협금융 지분 100%를 가진 출자자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윤병운 내정자가 낙점되며 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미묘한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강호동 회장도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더 이상의 파열음 없이 일단락됐다는 후문이다.

증권맨 윤병운 내정자가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이유론 농협금융의 지속적인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전문성 있는 인사를 선임하도록 임추위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하며 강호동 회장 입장에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은 전문가가 회사를 운영해야 증권사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 2014년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꾸준히 독립 경영을 보장했다.

업계에선 최근 증권가에서 IB 강화 일환으로 현장형 대표가 선임되는 트렌드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미래에셋·한국투자·KB·삼성·메리츠·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IB나 글로벌 투자, 자산관리(WM) 등 전문 분야에 특화된 인물들을 수장으로 세대 교체한 상태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진 증권업계에서 전문성이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윤병운 내정자 역량과 업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윤 내정자는 NH투자증권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해 정영채 대표와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IB 분야 전문가다. 기업금융팀장, 커러비지 본부장 등을 거쳐 IB사업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오르는 등 기업금융 분야에서 굵직한 경력을 쌓아왔다. NH투자증권의 IB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기 때문에 향후 회사가 IB 명가 자리를 지키는데 든든한 수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피어오르고 있다.

정영채 사장도 지난 4일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 용퇴를 결정했다는 글을 올리며 “자본 시장을 잘 이해하고, 미래와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다른 금융업과 달리 시장에서 존재해 끊임없는 변화, 가격 탐색 요구에 대응하고 시시각각의 판단이 조직 흥망성쇠와 연결돼 있어 여타 업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며 증권사 최고 경영자(CEO) 자격 요건을 밝혔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여기에 금융당국 개입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졌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NH농협은행에서 불거진 100억원대 배임 사고를 계기로 지난 7일 NH투자증권과 농협은행 등 농협금융 계열사들에 대한 고강도 검사에 돌입해 차기 사장 선임 절차 등 지배구조 전반을 검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사실상 농협중앙회에 손자회사인 NH투자증권의 차기 사장 절차에 지나친 개입을 자제할 것을 경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결국 전문성을 우선시한 농협금융 기조와 취임하자마자 내부 갈등이 외부로 노출된 강호동 중앙회장의 리더십 논란, 금융당국 제동으로 농협맨 대세론에 제동이 걸린 것이 증권맨 윤병운 부사장이 내정자로 결정되는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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