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범균 판사, 불에 기름을 부은 격?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09.13 0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은 누구 편인가?

대한민국이 들썩들썩하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 격한 충돌이 일어나고 있을 정도다. 이범균 판사 판결을 놓고서다. 판결 뒤 수차례 논평을 주고받으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운 여야(與野), 이쯤 되면 지금 대한민국은 완연히 양분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범균 판사의 판결에 반색을 표하는 보수와 “이게 무슨 재판이냐”며 거세게 항의한 진보, 양 진영의 치열한 설전, 거기다가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동진 부장 판사까지 장문의 글로 비판을 가해 한동안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할 전망이다.

 

 

 

 

이범균 부장판사의 판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지난 11일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는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63)전 국정원장에게 국가정보원법(정치관여 금지)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이범균 부장판사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게도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앞서 원세훈 전 원장 등은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을 동원해 특정 후보에게 유·불리한 댓글 활동 및 SNS 활동 등을 하게 한 혐의로 작년 6월 재판에 넘겨졌다. 정치색에 있어 중립을 지켜야 마땅한 국정원이 대선을 겨냥해 목적성이 다분한 댓글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당시 사건은 이번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줄곧 관심의 대상이 돼 왔다.

이범균 부장판사의 판결이 진보 성향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판결에서는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원 전 원장의 유죄를 인정한 반면 공직선거법(공무원의 직위를 이용한 선거운동 금지)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판결했다. 이는 야당을 비롯한 진보 성향 누리꾼들로 하여금 “도둑질은 했지만 절도범은 아니라는 얘기”라는 불만을 쏟아내게 했다.

실제로 이범균 부장판사가 내세운 원 전 원장의 무죄 판결 근거는 5가지로 요약되고 있다. 원 전 원장의 지시로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달리 그는 오히려 몇 차례에 걸쳐 “절대로 선거개입을 말라”고 지시했다는 점, 검사가 선거운동 시작이라며 원 전 원장을 기소한 2012년 1월은 대통령 후보자 윤곽조차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시기라는 점, 기존의 사이버 활동이 선거운동으로 전환됐다는 계기를 찾을 수가 없는 점, 원 전 원장이 사이버 활동을 지시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트윗과 리트윗의 건수가 뚜렷이 감소했다는 점 등이 무죄 판결 근거였다.

결국 이범균 부장판사는 “국정원이 수행한 사이버 활동은 국책사업·국정성과 홍보와 야당을 비판하는 활동이므로 국정원법이 금지한 정치활동관여 행위에 해당 한다”는 이유를 들어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서만 원 전 원장의 유죄를 인정한 셈이다.

이범균 부장판사의 판결이 내려진 직후, 방청석에 있던 한 진보성향 방청객은 “이범균 (판사를) 찾아내서 죽일 거야”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반면 보수 성향 누리꾼들은 “원 전 원장은 정권 흔들기의 희생양”이라는 말로 한 결 같은 동정론을 쏟아내며 이번 판결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 부장판사(45· 사법연수원 25기)는 이번 판결에 대해 ‘지록위마’라는 표현을 써가며 해당 재판부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동진 부장판사는 문제의 판결이 나온지 하루만인 12일 법원 내부 게시판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라는 공격적인 제목의 글로  최근 내린 국정원 댓글 사건 판결을 정면으로 반박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김동진 판사는 먼저 “법치주의가 죽어가는 상황을 보고 있다.”고 개탄한 뒤 현 정권이 ‘법치정치’가 아닌 ‘패도정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그 과정에서 소수의 양심적 검사들이 제거되고 오히려 선거개입 사실을 덮으려는 공안 검사들이 댓글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동진 부장판사는 검찰 비난에 이어 재판부를 향해 재판이 ‘한편의 쇼’로 전락했다고 공격을 가하는가 하면 ‘나팔수’ 운운하며 언론도 싸잡아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이것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또 여당과 야당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닐까. 판사 이범균, 이런 논리의 비약이 어디 있는가?”, “이범균 판사, 그는 나중에 역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으려고 이랬는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판사의 소신인가? 아니면 정치적 거래인가? 이번 판결로 한동안 인터넷이 시끌시끌하겠구나. 개인적으로 한 가지 사안을 두고 여야 기 싸움을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김미정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