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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분신, 죄와 벌이 생각나는 까닭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10.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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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분신, 누구의 잘못인가?

오죽하면 경비원 분신 사건이 일어났을까? 먹고살기 위해 온갖 눈총을 견뎌내며 일했던 경비원이 스스로 자신을 버리려던 비화는 이 사회의 검게 물든 인간심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오죽 암담했을까?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음을 자신도 알 텐데 과감히 버리려던 결심, 오히려 스스로 삶의 시간을 영구히 단절시킴으로써 위안을 얻고자 했던 엇나간 결단. 그 이면에는 파릇하게 자라는 싹 위에 동지섣달의 차가운 서리가 내리는 것과 같은 무자비하고 가학적인 심리가 존재한다. 아파트 주민들은 경비원을 그렇게 가학해 분신으로 내몰았다.

 

 

지난 7일 부자동네인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분신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50대 초반의 경비원이 아파트 주민의 지속적인 막말과 인간이하의 대우를 견디지 못해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에 끼얹고 분신을 시도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53세의 이 경비원은 40대 후반의 아내와 20대 아들, 노모 등을 부양하는 가장인데 아파트 주민의 몰지각한 대우에 호구지책 때문에 별 대응을 않고 있다가 수치심과 모멸감이 극에 달하자 이날 오전 9시쯤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시너에 몸을 적시고 분신을 시도했다.

분신 후 화재가 난 것으로 착각한 다른 경비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달려왔으나 경비원 분신인 것이 밝혀졌다. 이 경비원은 전신에 60%가 3도화상을 입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피부가 너무 훼손돼 피부를 수천장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고 앞으로도 한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생명은 유지하고 있지만 의식이 없어 가족들은 안타까워하고 있고, 가난한 살림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거액의 치료비도 경비원 가족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병원 측에서는 경비원 수술비가 앞으로 1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비원을 괴롭힌 사람은 아파트 주민인 70대 할머니인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에게 먹이를 던져 주듯 과일이나 빵을 던져주며 모멸감을 느끼게 하고 막말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경비원이 분신해 다친 것에 대해서는 가해자들에게 병원비를 모두 부담시켜야 함”, “경비원 분신한 곳이 압구정? 물새들이 강가에 평안하게 날고 유토피아 같던 동네의 인심이 시궁창으로 변했네. 돈이면 단가?”, “나이든 할마시가 앞길이 구만리같은 젊은 경비원 잡네. 정신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군”, “명품의 거리에서 지갑만 열지 말고 경비원 같은 분들에게 마음을 열어라. 분신이 뭐냐?” “경비원을 못살게 군 곳이 앗!구정물동이네”등으로 질타했다.

한편에서는 “가난한 사람을 막 대우하는 심리도 못됐지만 그렇다고 가족생각은 않고 극단적 생각하는 사람도 성격적인 결함이 있어 보입니다. 자기 성질 다스리는 내공도 필요해 보입니다. 할매한테 본때를 보여주고 사직을 하든가 해야지. 누구 손해가 더 큽니까 지금.”이라며 경비원이 분신을 하기 전에 좀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대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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