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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총기사건, 상대적 박탈감에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3.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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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총기사건이 눈물과 분노를 유발하며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농사를 짓는 형제가 가을 달밤에 서로 상대방의 논에 자신의 벼를 몰래 가져다 놓는 형제간의 도타운 정에 관한 이야기는 예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한데 시대가 변해서인지 화성 총기 사건은 옛 이야기에 나오는 농부 형제와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본인들이 이미 저세상으로 갔기에 내막이야 자세히 알 순 없겠지만 경찰이 밝혀낸 바와 주위 사람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화성 총기 사건은 결국 물욕이 빚은 참극이었다. 인정, 형제애 같은 형이상학적인 가치는 돈 앞에서 맥을 못 추었다. 이 사건은 재산이 풍족한 형에 비해 상대적 빈곤감을 느낀 동생이 기획하고 감행한 참극이었다.

▲ 화성 총기 사건

남도 아니고 어찌 한 부모에서 출생한 핏줄끼리 총기를 쏘았단 말인가?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다. 행여 화성 총기 사건의 주인공인 70대 중반 남성이 영세민 등 생계가 막막한 경제적 하층민이고 형만 배불리 호의호식하는 처지였다면 그나마 조금은 이해가 갈 터. 그러나 총기를 쏘아댄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브랜드의 차량을 가졌고 비싼 유럽산 사냥총을 가진 ‘부자’였다.

화성 총기 사건을 일으킨 사람은 내부적 사정은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최소한 에쿠스를 몬다는 것 자체가 적어도 통상적인 중산층의 생활을 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화성 총기 사건의 가해자가 가진 에쿠스는 가격이 최저 6,000만원 후반에서 1억 1,000만원대이다. 배기량이 많은 만큼 연비도 낮아 기름값이 많이 드는 차량이다. 이번 사건은 인심이 무엇이고 부모형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져준다.

어릴 적 부모 앞 밥상머리에서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고 성장했을 두 사람이 늘그막에 제명을 지키지 못하고 성급히 생을 마감한 화성 총기 사건! 장기간에 걸쳐서 동생이 분을 삭이지 못하고 ‘결행’의 기회를 엿보았다는 정황에서 섬뜩함이 느껴지는 노인 형제의 혐오스러운 투쟁은 가족 해체가 가속화하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근본 이유를 스스로 다시 묻게 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7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 벌어진 총기 사고는 전 모(75) 씨가 형(86) 집에 들어가 벌어졌다. 전 씨는 이탈리아제 고급 사냥총으로 형을 쏘아 살해하고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남양파출소 이강석 소장(경정)도 쏘아 사망케 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전 씨가 지난달 9일 남양파출소에 엽총을 입고한 뒤 사건 당일까지 연휴를 제외한 7일간 6차례 총을 반출했던 점으로 보아 미리 사격연습을 하며 범행을 준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의자 전 씨는 설 명절 전에 화성시 마도면의 한 식당에서 형의 아들에게 3억 원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형은 2008년 남양택지지구 개발에 따른 토지보상으로 10억원 정도를 받아 사고현장이 된 주택과 그 옆의 다세대 주택을 건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리꾼들은 “화성 총기 사건 보는 분들, 돈이 원수입니다. 너무 돈돈돈 하지 맙시다”, “화성 총기 사건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형제간에 한쪽이 너무 부자로 잘 살면 사단이 일어나기 쉽다. 형제간 자매간, 남매간 따지지 말고 좀 잘 사는 사람은 어느정도는 베풀어야 자기도 행복해진다”, “화성 총기 사건을 일으킨 분도 참 딱하네요. 저 같으면 안 주면 말아버릴 텐데 그렇게 자살극으로 막을 내리면 그 앞의 조상들 볼 면목이 있을까요” 등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대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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