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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막말녀, 그저 참지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3.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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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도 웃는 게 아니야? 마트 막말녀의 몹쓸 행각에 오늘도 또 한 명의 감정노동자가 설움을 삼켰다. 감정노동자, 엘리 러셀 혹실드가 펴낸 ‘통제된 마음’에 등장한 용어다. 말투나 표정, 몸짓 등 드러나는 감정 표현을 직무의 한 부분으로 연기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수반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마트 막말녀의 안하무인에 고개를 숙인 판매 직원 역시 우리 시대 대표적인 감정노동자 중 한명이다. 사실 마트 막말녀와 같은 비상식적인 고객 응대에 하루하루 한숨을 삼키는 감정노동자는 한둘이 아니다.

통계청이 2013년 12월 기준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의 23%에 달하는 560만 명이 서비스 및 판매직종에 종사한다. 서비스의 개념을 보다 확대했을 때 종사자는 1600만 명, 전체 취업자의 66%로 늘어난다. 마트 막말녀에 공분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돈과 권력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고학력과 연결된다. 마트 막말녀가 어머니뻘 판매 직원 앞에서 거침없이 욕설을 퍼부을 수 있었던 배짱도 여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 시대를 지배하는 ‘갑을관계의 정치학’에서 상대적으로 약자가 된 감정노동자, 그들의 웃음이 피에로의 그것과 묘하게 닮아 보이는 건 왜일까. 그만큼 주변에 마트 막말녀가 많다는 얘기다.

손님은 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왕의 개념은 상대적 을인 직원에게 막말을 퍼부어도 된다는 권리로 연결되진 않는다. 한 방송을 통해 어머니뻘 되는 중년의 마트 캐셔에게 거침없는 욕설을 퍼부은 20대 여성, 마트 캐셔가 손님이 지불한 금액을 꼼꼼히 세어보고 체크해보는 건 지극히 당연한 절차일 터, 이를 꼬투리 잡은 마트 막말녀는 심지어 모자란 금액은 물건을 갖다주면 주겠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더한다. 이 사건은 최근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아무 소란이나 잡음없이 끝나길 원한다는 마트 캐셔의 한마디, 이는 이 시대를 지배하는 그릇된 갑을 정서와 고착화된 을의 숙명을 확인시키며 적잖은 씁쓸함을 안겨준다.

마트에서 마구 험한 말을 퍼붓은 막말녀 사건을 접한 이들은 “마트 막말녀, 이래서 사람들이 ‘가정교육, 가정교육’ 하는 거지. 대체 어떻게 배워먹었으면 한참 나이 많은 마트 계산원 아주머니한테 쌍욕이지? 진심 마트 막말녀의 머릿속을 해부해보고 싶다”, “마트 막말녀, 요즘이 얼마나 무서운 세상인데 저런 공공장소에서 막말을 하는 거지. 누군가가 자기 모습을 영상으로 찍고 있을 거란 건 생각도 못할 만큼 돌대가리인가”, “마트 막말녀, 돈 4만원도 모자라서 집에 가서 주겠다고 하는 주제에 어디서 막말이야. 내 앞에 있었으면 마트 막말녀 정말 가만 안 뒀을 것 같다”등의 반응을 쏟아내며 연신 혀를 찼다. 이대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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