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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일가족, 누굴 탓해야 할까?

  • Editor. 김민성
  • 입력 2015.05.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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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서초동 세모녀 사건의 기억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13일 부산 일가족 사망이란 우울한 소식이 들려왔다. 참으로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부산 일가족 사망 사건을 보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란 말이 더 적절할 듯하다. 분명 물질문명은 더 발전했고 나라도 부강해졌는데 개개인들의 삶은 오히려 이전보다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올해 초 서울에서 일어났던 서초동 세모녀 사건은 소위 중산층, 그 중에서도 상위권 생활을 누리던 사람이 한 순간에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극빈층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부산 일가족 사망 사건은 성격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일가족 전체가 생활고에 의해 생명 포기의 길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닮아 있다.

가장 격인 한 남자가 일가족을 먼저 살해한 뒤 스스로 자살의 길을 택한 것도 서초동 세모녀 살해 사건과 부산 일가족 사망 사건의 공통점이다. 다만 서초동 세모녀 살해범이 자살에 실패해 영어의 몸이 된 것과 달리 부산 일가족 사망 사건은 일가족 5명 전원이 자살로 귀결된 점이 다를 뿐이다. 

서초동 세모녀 살해와 부산 일가족 사망 사건은 중산층이나 빈곤층이나 가릴 것 없이 어느 한 순간 하루하루 버텨낼 일을 걱정하는 신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서초동 세모녀 사건 범인은 서초동에 40평대 아파트와 외제 승용차를 지니고 있었지만 실직으로 인해 불과 몇년 사이에 극빈층으로 전락하기 직전 상황에까지 몰렸었다. 그로 인해 사오정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게 서초동 세모녀 살인 사건이었다.

부산 일가족 사망 역시 당장의 생활고는 물론 향후 살아나갈 날들에 대한 근심과 절망감으로 인해 일가족이 합의 하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왜 부산 일가족 사망 같은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그 해답의 일단은 최근 고려대 장하성 교수가 중앙일보에 기고한 칼럼 '가계경제 없는 나라경제가 무슨 소용인가'를 통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장하성 교수는 이 글에서 한국의 가계소득 비중이 1990년 70%에서 2013년 61%로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에 기업소득은 17%에서 26%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가계소득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됐다. 결국 국부가 늘었지만 부산 일가족 같은 중산층 이하 서민의 생활고, 특히 상대적 박탈감은 이전보다 더 심화됐음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들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부산 일가족 사망과 유사한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

누리꾼들은 "부산 일가족 사망, 참으로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부산 일가족 사망, 누굴 원망해야 하는걸까?" "부산 일가족 사망 사건, 국가와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부산 일가족 사망, 끔찍하고 안타깝다. 저승 가서는 부자로 사세요." 등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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