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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사이다, 남은 과제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8.0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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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사이다 사건이 피의자 구속까지 이뤄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경찰이 박모 할머니(83)를 농약 사이다 사건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사건 구성의 기본요건인 6하 원칙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엉뚱한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박 할머니의 범행을 재구성할 때의 기본 요건인 6하 원칙 중 '언제', '어떻게', '왜'가 빠져 있다는 얘기다. 현재 경찰은 박 할머니가 언제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무슨 동기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을 검찰로 넘긴 뒤에도 농약 사이다 사건을 조사해오고 있지만 우선 용의자를 특정할 때의 기본 요소중 하나인 '언제'에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은 바 없다. 현재로서 누군가가 마을회관 냉장고의 사이다에 농약을 투입한 시간은 사건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13일 마을 잔치가 끝나고 사람들이 빠져나온 저녁 7시 무렵부터 사건 당일 낮 2시 30분 사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농약 사이다 범행의 결정적 단초가 될 농약 투입 시간은 적어도 목격자가 나타나 언제 박 할머니가 아무도 없는 마을회관으로 들어갔다는 정도의 진술을 해야만 어느 정도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할머니가 '어떻게' 농약 사이다를 '제조'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설명이 없다. 누군가와 공모해 농약 사이다를 만들었는지, 단독으로 농약을 가지고 들어가 사이다에 농약을 들이부었는지 등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범행 동기라 할 '왜' 부분도 애매모호하다. 농약 사이다 사건의 직접 증거가 없는 만큼 범행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이는 범행 동기가 여전히 아리송하다는 것이다. 경찰은 화투판에서의 사소한 말다툼, 3년 전의 농지 임대료 문제로 인한 다툼 등을 범행동기로 제시하고 있으나 법정에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재로서 가장 궁금한 사실은 농약 사이다 사건 용의자인 박 할머니의 전동 스쿠터 손잡이와 옷의 안주머니 등 '광범위한' 부분에서 왜 농약 성분이 검출됐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박 할머니는 농약 사이다 사건 당시 쓰러진 할머니들이 거품을 물고 있어서 입을 닦아주었고, 그 때 손에 살충제 성분이 묻었을 것이란 해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는 농약 사이다 사건 피해자들의 타액과 거품에서는 농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혀 궁금증을 키웠다. 국과수 측은 또 이번 농약 사이다 사건에서와 같은 살충제 급성 중독 사고시 타액 분비가 증가하지만 타액은 타액일 뿐 거기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부연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경로로 박 할머니의 옷과 전동 스쿠터로 농약 성분이 옮겨졌는지를 밝히는게 농약 사이다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농약 사이다 사건이 시원한 단서를 드러내지 않자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말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벌였다. 법정에서 증거 능력은 인정받지 못하지만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통해서라도 박 할머니의 진술 내용 전반에 대한 신뢰성을 가늠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듯 보인다. 검찰은 현재 거짓말 탐지기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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