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호 선장, 숭고한 희생 가슴에 새기리!
돌고래호 선장의 마지막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돌고래호 선장이 한쪽 팔을 뻗어 누군가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부터 그의 죽음은 정녕 헛될 수 없었다.
돌고래호 선장이 살아남은 이들로 하여금 “캡틴, 오 마이 캡틴!”을 외치게 하기 전, 세간은 지금과는 다른 공분으로 들끓었다.
지금으로부터 일 년 육 개월 전, 거대한 배를 이끌었던 또 한 명의 선장은 돌고래호 선장과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배에 잠들어 있는 마지막 이를 흔들어 깨우고 줄곧 삶의 의지를 북돋워 줬던 돌고래호 선장과 달리 그는 가장 먼저 해경의 손을 잡았다. 세월호 선장 이야기다.
그리고 수백 명의 목숨을 지키지 못한 선장에겐 고작 삼십여 년의 형량이 벌로 주어졌다.
돌고래호 선장의 죽음에는 모두가 고개를 숙였건만 그에게는 모두가 “사형시키라”며 목을 놓아 절규했다.
돌고래호 선장이 끝까지 살아남았더라면 좋았으련만, 때론 하늘이 참 무심하기만 하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의 생명의 고귀함을 돌볼 줄 알았던 돌고래호 선장이다.
그가 보여준 고귀한 희생은 다른 이의 그것과 사뭇 대비되며 오래도록 기억하게 할 듯하다.
한편 8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낚시꾼들을 구호하기 위한 돌고래호 선장의 조치가 눈길을 모으고 있다.
돌고래호 선장 김철수(46)씨는 배가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순간까지 "해경이 구조하러 온다. 걱정마라. 금방 온다"며 배 위에 함께 있던 사람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