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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곤 검거,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9.1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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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곤 검거, 악마가 있다면 딱 이런 형상?

김일곤 검거 소식이 오싹한 상상을 가능케 했다. 엽기적 범죄 행각만으로도 치를 떨게 했던 김일곤이다. 허나 김일곤 검거 이후 그가 보여준 뻔뻔함은 공분을 넘어 등골마저 서늘하게 한다. 한 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가고도 죄가 없다 외치는 김일곤의 모습, 그의 얼굴에서 악마의 형상을 봤다 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

참 흉흉한 세상이다. 김일곤 검거에도 안심할 수가 없다. 김일곤의 범죄행각으로 드러난 인간의 악한 면모, 이는 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숙종 9년, 함경도 경성의 백성 김명익의 집안에서 서로를 죽고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일곤의 범죄행각만큼이나 엽기적인 살인사건이었다. 당시 김명익은 스스로 어미와 두 딸 및 사촌누이와 노비를 칼로 찔러 죽였다. 칼을 휘두르는 김명익의 얼굴이 검거된 김일곤의 그것과 똑같지 않았을까.

심지어 김명익은 아들로 하여금 어미를 칼로 찔러 죽이게 했고 사촌누이의 남편과 노비에게 자신의 아들들을 칼로 찔러 죽이라 시켰다고 기록돼 있다. 발악 최후의 순간 김명익은 사촌누이의 남편에게 죽임을 당했다. 정신착란이 일으킨 비극이었다. 김일곤이 일으킨 묻지마 살인에 버금가는 오금저리는 사건이다.

삼강오륜이 지배했던 사회 조선시대, 반인륜적인 범죄가 지금처럼 판을 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 증명된다. 김명익이 중심이 된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조선왕조실록’에까지 기록될 만큼 크나큰 사건이었다.

그리고 다시 수세기가 흘러 전해진 김일곤 검거 소식, 만약 지금의 사회 뉴스 란을 장식했던 살인사건들을 모두 책에 싣는다면 아마 그 양은 ‘조선왕조실록’의 수십 배에 달하지 않을까.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으로 문을 연 21세기는 우크라이나 내전, 중동 테러 등 각종 국지전과 테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일곤 사건의 확장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사건 사고들, 굳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폭력이 아니더라도 오늘날 뉴스에는 김일곤 사건과 같은 갖가지 엽기 범죄들이 매스컴을 장식 중이다.

김일곤 검거가 또 한 번 자문하게 한다. 인간은 대체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을까. 김일곤이 그랬듯 세상은 점점 더 흉악해지고 인간의 폭력성은 끝없이 진화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누리꾼들이다.

혹자는 김일곤 검거를 두고 ‘카인의 후예’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동생 아벨을 죽이며 인류 최초의 살인범 타이틀을 달게 됐던 카인, 김일곤의 잔혹함은 그의 악성을 물려받은 것일까.

순자는 개인의 본성이 원래부터 악하다고 주장했다. 김일곤의 만행을 보노라니 맹자보다는 순자의 말이 더 맞는 것도 같다. 사람의 탈을 쓰고는 도저히 행할 수 없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했던 김일곤, 그가 사람의 잔인한 본성을 확인시켜준 것만 같아 씁쓸한 감을 지울 수가 없는 누리꾼들이다.

나와 가족을 제외한 모두를 잠정적인 공공의 적으로 치부할 수밖에 없는 현실, 김일곤 사건은 이 시대의 비정함을 또 한 번 확인시켜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한편 17일, 서울 성동구 한 빌라에 주차된 차량 트렁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 살해 용의자 김일곤(48·사진)이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 성동구에서 시민 제보를 받고 김일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강도·특수절도 등, 전과 22범인 김일곤은 지난 11일 충남 아산의 한 대형 마트에서 주모(여·35)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수배됐다.

범행 후 그는 흔적을 없애기 위해 서울 성동구 한 주차장에서 트렁크에 주씨 시신이 실린 차량에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수배 중이던 김일곤은 성수동 한 동물병원에서 40대 간호사를 칼로 위협하며 강아지를 안락사시킬 때 사용하는 약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병원 측은 112에 바로 신고했고 성동경찰서 성수지구대 경찰이 출동해 김일곤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김일곤은 체포 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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