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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YS 빈소 찾아 조문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11.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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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을 하루 앞둔 25일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59분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경호원 2명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부인 이순자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검은 외투 안에 흰셔츠, 검은 넥타이 차림의 전 전 대통령은 취재진을 보자 "수고들하세요."라는 여유로운 인사말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빈소로 직행했다. 그는 방명록에 자신의 전직 직함 없이 한자로 '전두환'이라고만 쓴 뒤,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전 전 대통령은 헌화 뒤, 귀빈실로 가 김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대화를 나눴다. 귀빈실 중간에 앉은 그는 김 전 부소장에게 "지금 아드님은 나이가 어떻게 되시냐?"고 물었다.

김 전 부소장이 "57세입니다. (전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 사장과 동갑입니다. 잘 압니다."고 답하자, 전 전 대통령은 "맞아 맞아. 난 모르겠어. 내 나이만 많은줄 알았는데 애들도 나이가 많아."라며 껄껄 웃었다.

전 전 대통령은 이어 "애 많이 썼어요. 연세가 많고 하면 다 가게 돼 있으니까."라고 김 전 부소장의 팔을 쓰다듬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특히 5공 당시 한 측근 인사가 "요새 백세시대라잖아요?"라고 추임새를 넣자, "100세 시대, 그거 뭐 살아서 뭐해요? 자식들 고생시키고 고생하고... 건강하게 살다 건강하게 떠나는게 본인을 위해서도 좋고, 가족들을 위해서도 좋고..."라고 말했다.

그는 "(죽는걸) 임의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 건강하게 살다가 자다가 싹 가버리면 본인 위해서도 그렇고 가족 위해서도 그렇고 그 이상 좋은 일이 없지"라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부소장이 "건강이 좀 안좋으시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십니까?"라고 묻자, 전 전 대통령은 "나이가 있으니까 왔다갔다 하는거지 뭐. 근데 이제 뭐 담배 안 피고 술 안먹고 그러니까 좀 나은 거야. 난 저 담배는 옛날부터 못 묵었고요. 술은 군대생활 할 때 마이 묵고... 근데 술도 맛을 몰라요."라고 답했다.

특히 전 전 대통령의 한 5공 출신 인사가 "우리 대통령께서는 상당히 장수하실겁니다"라고 하자, 전 전 대통령은 그의 손을 꼭 잡으면서 "고맙십니다."라고 웃었다.

전 전 대통령은 이처럼 11분간 빈소에 머무는 내내 대화를 주도하다 자리를 떴다. 취재진이 그에게 다가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이 기자들의 어깨를 강하게 뿌리치며 막아서는 통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장례식장을 빠져나갈 때 취재진들은 "YS와의 역사적 화해라고 볼 수 있느냐."고 다시 물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수고들하십시오."라는 말만 남긴 채 차에 올랐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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