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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보도문,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11.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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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보도문이 채택됐다. 공동보도문이 만들어졌다는건 남북 당국회담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양측간 실무접촉이 모종의 합의를 일궈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실무접촉은 심야까지 거의 12시간 가량 진행됐다. 첫날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것에서 끝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달리 접촉이 길어지자 회담장 주변에선 옥동자를 낳으려는게 아닌가 하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마침내 이튿날인 27일 오전 남북 공동보도문이 발표됐다.

전날의 실무접촉은 시작부터 신경전으로 장식됐다. 양측 대표단 소개 순서를 놓고 기싸움이 벌어졌던 것이다. 남측이 먼저 대표단을 소개하려 하자 북측은 즉각 제동을 걸며 "초청한 쪽(북측)이 먼저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막상 대화가 시작되자 양측이 서로 시원스레 양보를 한 부분도 있었다. 이로 인해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예상됐던 남국 당국회담 수석대표의 '격' 문제와 회담 장소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렸다. 이 두가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 남북 공동보도문 작성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남북 공동보도문은 짤막했지만 당초 예상을 깨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우선은 남북 당국회담 수석대표를 장관급이 아닌 차관급으로 결정했다는게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남북 공동보도문이 당국회담 장소를 8.25합의에 명시된 '서울' 또는 '평양'이 아닌 개성으로 밝히고 있는 점도 의외였다.

결국 남북 당국회담 수석대표 문제는 북한 측이, 장소에 관해서는 남한 측이 각각 양보를 함으로써 합의가 이뤄진 셈이다.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하자는 것은 우리측, 당국회담 장소를 개성으로 하자는 것은 북한측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현안에 대한 결정은 남북 공동보도문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결국 이번 남북 실무접촉은 양측 모두에 '판을 깨지는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확인해준 계기가 됐다. 양측 모두 남북 당국회담의 형식보다는 대화를 이어간다는데 방점을 두고 실무접촉에 임했다는 얘기다.

남북 공동보도문이 당국회담의 의제를 두루뭉수리하게 '(남북간) 현안 문제'로 명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양측 모두 의제 문제로 미리부터 체력을 소모하기보다는 우선 당국회담을 성사시키는데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남북이 합의해 발표한 공동보도문 전문이다.

<남과 북은 26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1. 남과 북은 제1차 남북당국회담을 2015년 12월 11일 개성공업지구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① 회담대표단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여 각기 편리한 수의 인원들로 구성하기로 하였다.

② 회담 의제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로 하기로 하였다.

2. 남북당국회담개최를 위한 기타 실무적 문제들은 판문점연락사무소를 통하여 합의하기로 하였다.

2015년 11월 26일  판문점>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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