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4일 북한의 지뢰도발로 오른쪽 발목을 잃은 김정원(23) 하사가 2일 오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에서 두 발로 퇴원했다.
걸음걸이가 조금은 불편했지만 의족을 착용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그의 얼굴에도 만족감이 드러났다. 전투복에 전투화 복장을 갖추고 나온 김 하사는 가벼운 웃음을 머금은 채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김 하사는 "(포격 도발 후) 다리가 없이 깨어났다. 걷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니 암담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정상처럼 걷는 제 모습을 보면서 걷는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꼈다. 기쁘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퇴원해서 걸어나가는데 여기서 2개월은 값진 시간이었다. 여기서 만난 의료진 간호사, 물리치료사, 엔지니어들께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군 복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하사는 "제가 수색대대에서 근무했지만 지금 몸 상태로 거기서 복무할지는 겪어봐야 한다."며 "거기서 (복무를) 못 해도 제 능력을 다른 곳에 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하사는 "몸 뿐 아니라 마음도 잘 치료가 된 느낌"이라며 밝게 웃었다.
함께 부상을 당한 하재현(21) 하사에 대한 위로의 말도 전했다. 그는 "하재현 하사는 제 후배"라며 "선배로서 회복을 잘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재현 하사와는 평생 만날 것이다. 힘내라."는 말을 전했다.
김 하사의 치료를 책임졌던 황일웅 국군의무사령관과 하우송 중앙보훈병원장이 김 하사의 퇴원길을 함께 했다.
하우송 원장은 "모든 치료 경과가 순조로웠다. 본인의 비상한 의지와 노력으로 걸어서 퇴원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군 생활을 열심히 하고 국가에 보탬되는 군인이 돼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퇴원 행사를 마친 김 하사는 중앙보훈병원 관계자들이 전달한 꽃다발을 건네받은 채 경기도 성남의 국군수도병원으로 향하는 엠뷸런스에 탑승했다. 김 하사는 당분간 국군수도병원에서 재활운동을 진행한다.
한편 같은 시기 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었던 하재현 하사는 현재 중앙보훈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12월말께 퇴원한다. 조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