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보위 참여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사자가 단지 차출에 의해 전문위원으로 간여한 케이스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놓았으나 일부의 반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 국보위 참여를 둘러싼 구체적 반발 움직임은 예상했던 대로 31일 광주의 5.18민주묘역에서 구체화됐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이 5.18 희생자들이 잠든 묘역을 참배하러 내려갔다가 현지에서 극렬한 반발 움직임과 맞닥뜨린 것이다.

이날 오전 김종인 위원장이 묘역에 도착해 참배하려 했을 때 현장에는 김종인 국보위 참여를 빌미로 참배에 반대하는 시민 30여명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광주학살 주범 전두환-노태우 정권에 참여했던게 후회 없을 만큼 자랑스러운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김종인 위원장과 맞섰다.

광주사태 때 고문받은 적이 있다는 한 남성은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달려들며 한순간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종인 국보위 전력을 문제시하며 참배에 반대하려는 일련의 움직임들이었다.

이날의 김종인 국보위 간여 시비는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그러나 당사자의 사전 해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낸 덕분이었던지 김종인 위원장 일행은 시간이 다소 지체된 것 외엔 큰 무리 없이 참배를 마쳤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특정 묘소 앞에서 무릎을 꿇는가 하면 방명록에 "5.18 영령들의 정신을 받들겠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김종인 위원장은 묘역 참배 이후 광주시당 사무실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더민주 비대위 선대위 연석회의를 열었다. 5.18민주묘역 참배로 김종인 국보위 이력에 대한 시비를 누그러뜨리고, 비대위 선대위 첫 연석회의를 광주에서 개최함으로써 호남 중시 의지를 드러내려 한 제스처로 보였다.

김종인 국보위 간여 시비로 긴장됐던 분위기는 일행이 당일 오후 봉하마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완전히 뒤바뀌었다. 봉하마을 현지에서는 "환영합니다. 김종인 위원장님" "총선 승리 200석 감사합니다."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들이 김종인 위원장 일행을 맞이했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 참배후 김종인 위원장은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권 여사는 이례적이라 할 만큼 적극적인 정치적 발언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권 여사는 김종인 위원장 일행에게 "한번 해보자." "뭔가 보이는 것 같다."는 등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