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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갑질, 고달픈 미생들이여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04.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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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갑’들의 ‘갑질 만행’이 뉴스 란을 장식하는 요즘이다. 돈 많고 권력 있는 자들의 ‘특권’이라 여겨졌던 갑질, 이것의 주체는 비단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상대적인 지위의 高下, 이것 또한 갑질 만행의 요인이 됐다. 직장인 갑질 실태가 증거다. ‘당신은 직장에서 갑질을 당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우울한 질문에 10명 중 9명의 직장인이 YES라고 답했다.

[사진=tvN 방송캡처]

실제로 최근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은 직장인 800여명을 대상으로 직장 생활 속에서의 갑질 피해 여부를 질문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무려 89.1%가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충격을 안겼다.

문제는 이러한 직장 생활 속 갑질이 심각한 후유증을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직장인들은 근무의욕 저하, 업무지장, 애사심 감소, 집중력 저하, 성과 저하, 동료와의 트러블 등을 갑질의 영향으로 꼽았다.

특히 적잖은 직장인 갑질 피해자들이 이로 인한 질병에까지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나 심각성을 더했다. 소화불량부터 시작해 두통, 불면증, 피부 트러블, 체중변화, 탈모 나아가 섭식장애까지, 직장인 갑질의 후유증이 안겨준 충격은 이 가운데 33.7%가 갑질로 인해 끝내 퇴사를 선택했다고 답해 충격의 강도를 높였다.

이래저래 고달픈 직장인들이다. 직장인 갑질에 관한 설문조사가 몇 년 전 공개됐던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실태를 상기하게 했다.

과거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의 88.3%가 건망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46.4%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건망증에 대해 정도가 심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는 일의 능률과도 그대로 직결되는 양상을 보였다.

건망증으로 인해 회의 도중 할 말을 잊어버리거나 상사의 지시를 깜박하게 되는 일이 다반사라는 직장인들, 이들에게 약속을 깜박한다든지 전화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는 등의 건망증은 애교 수준이었다. 결국 이러한 직장인 건망증은 금전적인 손실로도 연결됐다. 해당 설문에서 건망증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47.5%로 절반에 가까웠다.

직장인 갑질 못지않은 서글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유독 20~30대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건망증이 심해지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회사 측의 과도한 멀티플레이어 요구로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엄청난 체력 저하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건망증을 촉진하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사회 전반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바늘구멍보다 작다는 취업의 문을 통과한 직장인들이 다시 직장에서의 과중한 업무량과 적응의 문제로 압박감에 시달리는 것이 요인이었다. 이러한 멀티플레이는 한꺼번에 다양한 일을 할수록 뇌기능을 과부화 시켜 오히려 활동량이 떨어지면서 건망증을 초래하게 된다.

직장인 건망증의 또 다른 유발 요인은 스마트 폰의 보급이다. 일명 ‘디지털 치매’라고 불리는 현대인의 건망증은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능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흔히 단축번호 사용으로 인해 전화번호를 떠올리지 못한다든지 초등학교 수준의 간단한 덧셈 뺄셈을 헛갈리거나 휴대폰의 메모장을 보지 않으면 스케줄을 조정하지 못하는 등의 행동들이 모두 ‘디지털 치매’로 인해 유발되는 건망증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새삼 직장인 건망증 유발의 첫 번째 요인에 주목하게 되는 순간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벌써부터 ‘깜박깜박’ 하게 되는 것도 억울한데 심지어 갑질이라니. 역시나 이 시대 미생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한 모양이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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