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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불매운동, 사후약방문이라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05.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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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 퍼져나간 옥시 불매운동 움직임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걸까.

2일 오전 11시, 옥시 제조사인 레킷벤키저 코리아는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레킷벤키저 코리아의 아타 사프달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받은 모든 분들께 가슴 깊이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옥시 기자회견을 통해 그는 “1·2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분들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 기존에 발표한 인도적 기금 100억 원은 가습기 살균제로 고통을 받은 다른 분들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앞서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한 이를 1단계, 피해 가능성이 큰 이들을 2단계로 구분했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1,2등급 피해자는 모두 221명이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 대상이었던 530명 중 옥시 제품을 쓴 사용자는 약 80.3%에 달하는 404명이다.

사건 발생 5년만의 사과였다. 특히 이번 옥시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안과 그것의 범위가 명확히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허나 옥시 측의 사과는 피해자들의 울분을 다스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기자회견 도중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단상에 올라 저마다의 울분을 토해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뜨거운 감자로 자리하고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되니 부랴부랴 행해졌던 옥시 기자회견, 이는 수년간 쌓여온 피해자들의 원통함을 달래주기엔 타이밍도, 방법도 적절하지 못했다.

같은 날,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호흡기알레르기과 유진호 교수팀은 국제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한 논문 하나를 발표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 손상을 입은 4세 여가가 국내 처음으로 심장과 폐 이식 수술을 받기까지 100일간 에크모를 달고 사투를 벌였다는 내용의 논문, 안타깝게도 여아의 1세 여동생은 숨지고 그녀의 어머니 또한 5일간 에크모 치료를 받는 등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한 가족이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다는 것 또한 논문 내용에 포함됐다.

2011년 6월, 가습기 살균제 독성 성분을 오래 들이마셔 간질성 폐 질환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 4세 여아,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사용한 건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였다. PHMG는 최다 사망자를 낸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다.

한 명의 가족, 나아가 그 가족의 구성원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 아픔이 어찌 부랴부랴 행해진 옥시 기자회견을 통해 눈 녹듯 사라질 수 있을까.

지난달 25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 가족들은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 불매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다국적기업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의 70% 이상을 발생시켰다. 옥시는 소비자들의 피해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피해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은폐 조작했다”고 주장하며 피를 토하듯 불매 운동을 촉구했다.

여전히 분분하기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옥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좀 더 빨랐다면 사태는 좀 나아졌을까. 결과를 예의주시하게 되는 옥시 불매운동이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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