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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선거, 그간 얼마나 진저리가 났으면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05.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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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과연 새로이 필리핀 대통령 자리에 오른 자는 자신을 호응해준 국민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게 될까.

사령탑의 중요성이야 말해 뭐할까.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안방마님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어떤 집단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는 사람, 그것이 어떤 집단이 됐든 우두머리의 결정은 그것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게 된다.

[사진=MBC 방송캡처]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시선이 쏠린 것도 이러한 까닭에서다. 한국시간으로 10일 오전, 로드리고 두테르테(71·민주필리핀당) 다바오 시장이 4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번 필리핀 대선에서는 무소속 그레이스 포(47) 상원의원, 집권 자유당(LP) 후보 마누엘 로하스(58) 전 내무장관, 헤호마르 비나이(73) 부통령, 미리암 산티아고 상원의원(70)이 뒤를 이었다.

1945년 남부 마신에서 법률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난 두테르테는 산베다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지방검사로 활동했다. 1988년 인구 150만 명의 필리핀 남부 도시 다바오 시장을 맡은 두테르테는 이후 총 22년간 재임했다.

현재 필리핀 대선을 보도하는 외신들은 ‘파격적 선택’이란 말로 기사를 수식 중이다. 상위 1%가 독식해온 필리핀 대통령 선거, 이에 지독한 염증을 느낀 것일까. 필리핀 국민들이 말그대로 제대로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필리핀 대선에 당선된 두테르테는 선거기간 내내 ‘필리핀판 트럼프’, ‘두테르테 해리’, ‘징벌자’, ‘처형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미국 영화 ‘더티 해리’에서 범죄자를 가차없이 응징하는 형사 더티 해리와 비슷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던 별명 ‘두테르테 해리’, 필리핀 국민들의 선택이 ‘파격’이라는 점은 이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두테르테는 바다오시 시장 시절 아무런 적법 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자 1400여명을 처형한 바 있다. 그는 범죄도시로 악명 높았던 다바오시에서 강력한 치안 정책을 펼치며 이 도시의 범죄율을 크게 떨어뜨렸다. 실제로도 이번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두테르테는 반년동안 10만여명의 범죄자를 처형해 범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공약을 내세웠다.

필리핀 대통령 선거를 ‘파격’이라 이야기하는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앞서도 두테르테는 파격을 넘은 ‘막말’로 여러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앞서 두테르테는 1989년 발생한 강간 사건의 피해자 호주여성선교사를 가리키며 “얼굴이 정말 아름답더라. ‘내가 먼저 강간했어야 했는데’란 생각을 했다”고 말해 미국과 호주 양국을 분노케 했다.

이후 두테르테는 자신을 비난하는 미국대사와 호주대사를 향해 “입닥치고 있어라. 내가 대통령 되면 두 나라와의 외교관계를 끊어버리겠다”고 말해 또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필리핀 대통령 선거 당선자 두테르테는 “장애인들은 자살하는 걸 고려해봐라”, “비아그라 없는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 “중국이 점령한 남중국해 섬으로 제트스키를 타고 가겠다”, “범죄자의 시체를 빨랫줄에 널어버리겠다”, “마닐라 만을 범죄자의 피로 물들이겠다”고 말하는등 막말 행보를 이어왔다.

거침없는 처형과 막말에 빛나는 ‘힘센 대통령’을 차기 지도자로 선출한 필리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파격적인 선택이 향후 필리핀에 어떤 바람을 불게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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