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건설사대표 실종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사건 발생 10여일 만에 대구 건설사대표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20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대구 건설사대표 김모(48)씨의 시신이 경북 청송군 현서면과 영천시 화북면 경계 지방도로 인근 야산 계곡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대구 건설사대표 김씨는 지난 8일, 회사 동료들과 경북 경산에서 골프모임을 하고 식사자리를 가진 뒤 회사 전무 조모(44)씨의 승용차를 탄 이후 실종됐다. 이후 경찰은 조씨를 강력한 살해 용의자로 특정하고 그를 조사해왔다.

경찰의 예감은 적중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조씨는 “김씨 밑에서 5~6년을 일했다. 그동안 회사를 위해 노력했지만 처우가 개선되지 않았다. 김씨가 노력은 알아주지도 않고 나를 무시해 살해했다”며 대구 건설사대표 김씨의 살해 이유를 털어놨다.

실제로 조씨는 대구 건설사대표 김씨를 살해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짠 것으로 드러났다. 수면제를 탄 숙취해소제를 차량 트렁크에 넣고 다녔던 조씨는 피해자 김씨가 골프모임 후 인근식당에 들어가기 전 이를 마시게 했다. 이후 조씨는 식사를 하던 대구 건설사대표 김씨가 식당에서 잠이 들자 자신의 차량으로 옮긴 뒤 그날 저녁 9시 30분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조씨는 대구 건설사대표 김씨의 시신을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넣어 보관하다 다음날인 9일 새벽, 경북 청송 노귀재 인근 야산에 암매장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암매장에 필요한 삽을 경북 청송의 한 주유소에서 빌린 뒤 한 시간 뒤 돌려주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의 자백 이후 경찰은 6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야산 일대를 분산 수색했다. 그 결과, 20일 오전 대구 건설사대표 김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당시 시신은 도로에서 20~30m 아래 계곡에 얕게 묻혀 있었다.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대구 건설사대표를 살해한 조씨, 이는 “여자들이 나를 무시했다”고 말하며 생면부지의 20대 여성을 칼로 찔러 숨지게 한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의 범인과 묘하게 닮았다.

상대에게 앙심을 품고 이것에서 비롯된 화를 특정인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표출하는 사람들, 이들이 일으킨 보복범죄는 해를 거듭할수록 꾸준한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09년 172건이었던 보복범죄는 2013년 405건, 2014년 406건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협박, 폭행, 상해 등이 보복범죄 유형의 주를 이뤘다.

조씨는 살해 직후 자신의 승용차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파기하는 등 철저한 계획 범죄의 양상을 보였다. 현재 경찰은 대구 건설사대표의 시신이 발견된 야산 일대를 통제하고 과학수사반을 투입해 김씨의 시신이 맞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