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국민의 화를 돋구는 발언으로 다시 눈길을 끌었다. 강경파 친박 정치인 이미지로 인해 '친박 돌격대'란 수사를 달고 다닌 그였지만 최근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쏟아낸 발언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입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는 평가가 많다. 그의 발언이 분노한 민심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게 그같은 평가의 배경이다.

최순실 비선 실세 의혹의 실체가 상당 부분 드러났고, 불통 논란에 휩싸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최순실씨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실토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진태 의원은 여전히 사태의 본질을 흐리려 하는 듯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김진태 의원은 우선 최순실씨가 '고가의' 태블릿PC를 버리려 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또 최순실씨가 자신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말한 점, 태블릿PC가 최순실씨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로 돼 있었다는 점 등을 들먹이며 그간 폭로된 최씨 관련 언론 보도 내용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려는 자세를 드러냈다.김진태 의원의 발언 중 논란을 일으킨 부분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있었던 질의 내용이었다. 그는 질의를 통해 최순실씨 파문 자체를 부인하려는 듯한 자세를 드러냈다.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증거로 제시된 문제의 태블릿PC가 최순실씨의 것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진태 의원은 문제가 된 태블릿PC의 입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최순실 사태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자, 그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말이었다.

김진태 의원의 튀는 행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최순실 사건과 별개의 사안인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새삼 거론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관련된 '대북 통보' 사태에 대해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의 이같은 행태는 국민 감정을 추스려 최순실씨 파문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에 대고 염장질을 하는 것이란 평가가 많다. 특히 '문재인 특검' 주장에 대해서는 같은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같은 당의 하태경 의원은 최순실 사건과 문재인 관련 논란을 함께 엮으려는 행동을 '보수가 자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혹평했다.

김진태 의원의 법사위 발언 이전에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무작정 호위하려는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이정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있기 불과 몇시간 전 자신 또한 연설문을 만들 때 친구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일이 있다고 말하는 등 박 대통령을 적극 호위하려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원종 실장은 "(국민 못지 않게) 마음 아픈 분이 대통령"이란 발언을 했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사과와 함께 그 말을 철회했다.

김진태 의원 등 여권 관계자들의 이같은 언행은 국민의 분노를 한층 자극하면서 '하야'와 '탄핵' 목소리를 더욱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