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마침내 검찰에 출두하자 우병우 노무현 두 사람 간의 악연이 다시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야당 측 일각에서는 이전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정치검찰'의 무리한 수사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을 드러내왔다. 그리고 그같은 시각을 지닌 이들이 가장 먼저 지목하는 이가 바로 우병우 전 수석이다.
우병우 노무현 두 사람의 껄끄러운 만남은 2009년 1월 우병우 전 수석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장으로 부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야당 측에서는 우병우 과장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비리 의혹 조사를 벌이면서 무리하게 압박을 가했고, 피의사실을 도 넘게 공표해 전직 대통령을 심리적으로 압박,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우병우 당시 과장 등을 중심으로 한 '정치검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망신주기를 함으로써 고인에게 견딜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우병우 노무현 간의 악연과 관련한 분노는 특히 친노 인사들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송경길 의원 같은 이는 진작부터 우병우 전 수석이 검사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한 그 방식 그대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당시 우 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이잡듯' 수사하고, '모욕'을 가한 것처럼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로 인해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병우 전 수석이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취임할 때부터 반대 목소리를 키웠다. '정치검사'의 청와대 행은 절대 안된다는게 그 이유였다. 그들의 반대 이면엔 우병우 노무현의 악연에 대한 아픈 기억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러나 우병우 검사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민정수석으로 승진해 지난달 말까지 자리를 지켰다.
야당의 각종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자리를 지켜오던 우 전 수석은 마침내 최순실 파동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이르자 박근혜 대통령이 단행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으로 민간인 신분이 됐고, 마침내 검찰에 소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 전 수석은 민간인이 된 뒤에도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다 6일 오전 비로소 검찰청사 포토라인에 섰다. 우병우 사건 수사팀이 수사를 시작한지 75일, 청와대를 나온지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이로써 우병우 노무현 두 사람간 악연이 새삼 화제거리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