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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페코엔시 추모, 연쇄의 고리를 끊어야 하건만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1.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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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쓰라림만 존재한다 여긴다면 오산이다. 축구 인생 절정의 순간을 코앞에 두고 비극으로 생을 마감한 샤페코엔시 선수단, 그들을 추모하는 움직임으로 브라질 전역에 숙연함이 감돌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9일, 브라질 축구 클럽 샤페코엔시 선수단을 비롯해 70여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비행기가 목적지를 50여km 남겨두고 산지에 추락했다. 이번 비행기 추락 사고로 탑승객 77명 중 71명이 사망했다. 생존자 6명 가운데 3명은 샤페코엔시 선수단이며 나머지 2명은 승무원, 1명은 기자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샤페코엔시 선수 3명의 상태도 위중하긴 마찬가지다. 생존자 중 한 명인 폴먼 선수는 부상으로 인해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왼쪽 다리마저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또 다른 샤페코엔시 선수 루셀은 척추 부상을 당했으며 네토라는 선수는 머리와 가슴에 큰 부상을 입었다.

샤페코엔시 선수단은 남미클럽 대항전인 2016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 1차전 경기를 치르기 위해 콜롬비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980년부터 2013년까지 하부 리그를 전전한 무명 클럽이었던 샤페코엔시, 허나 이들은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듭하며 마침내 코파 수다메리카나라는 꿈의 무대에 발을 들일 수 있게 됐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샤페코엔시의 역사적 순간을 단체 사진으로 남기고 비행기에 올라서도 저마다 셀카를 찍고 SNS에 올리는 등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던 선수들, 이들의 못다 피운 꿈은 비행기 이륙 4시간여만에 공중에 흩뿌려지고 말았다.

이러한 샤페코엔시 선수단의 비극을 추모하기 위해 잉글랜드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이 녹색으로 물들었다. 샤페코엔시를 상징하는 색깔 녹색으로 선수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한 웸블리 스타디움, 이와 더불어 브라질 전역에서 추모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뜨린 샤페코엔시 선수단의 죽음, 사실 비행기 추락으로 스포츠 선수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은 비극적 사건은 이전에도 몇 차례 발생한 바 있다.

샤페코엔시 못지않은 비극은 1949년 5월에 발생했다. 당시 토리노 축구클럽 선수단 31명이 탑승한 비행기가 토리노 외곽의 산봉우리에 추락했다. 당시 축구의 명가 이탈리아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왕좌였던 토리노 축구클럽, 이날의 사고로 토리노는 22명의 선수를 잃어야 했다. 이후 토리노 축구클럽 선수단이 사망한 5월 4일은 ‘이탈리아 축구의 기일’이 됐다.

샤페코엔시에 버금가는 비극은 1958년에도 발생했다. 그해 2월 6일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탑승한 비행기가 독일 뮌헨공항에서 이륙하는 과정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비행기에 타고 있던 44명의 승객 가운데 절반 이상인 23명이 사망했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들 가운데 멘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는 모두 8명이었다. 현재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 경기장의 시계는 사고가 발생한 시각 3시4분에 멈춰있다.

비극은 1961년에도 있었다. 그해 2월 15일, 세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 프라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미국 선수단 18명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벨기에의 들판으로 곤두박질쳤던 비행기, 특히 이날 사고로 목숨을 잃은 로렌스 오웬(당시 16세)은 세계가 주목하는 피겨스케이팅 유망주로 알려지며 더욱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샤페코엔시 선수단 사망으로 돌이켜보게 된 비극은 1970년 11월에도 발생했다. 당시 마셜대학교 축구 선수단과 관계자 등 75명의 탑승객을 태우고 출발한 비행기는 돌연 산중턱에 추락한 뒤 폭발했다. 단 한명의 생존자도 없었다. 이날의 비극은 2006년 개봉한 영화 '위 아 마셜(We Are Marshall)'을 통해 다뤄지며 비극을 되새김질하게 했다.

비극적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또 있다. 1993년 제작된 영화 '얼라이브(Alive)는 1972년 10월 발생한 우루과이 올드크리스천스 럭비 팀의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다뤘다. 당시 선수와 서포터즈 등 총 45명을 태운 비행기가 아르헨티나 안데스 산맥에 추락했다. 당시 사고로 살아남은 16명은 고도 3353m에 고립된지 72일 만에 구조됐다. 생존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추락사고로 사망한 동료들의 얼어붙은 시신을 먹은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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