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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CRPS, 부상의 결과는 결국 복불복?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2.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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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PS로 투병 중인 신동욱이 시민들과 대면해 그간의 근황을 아낌없이 털어놨다. 군대에서 입은 부상으로 CRPS를 진단 받았다는 신동욱, 꾸준한 재활치료를 통해 CRPS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칼날로 쑤시는 듯한 아픔에 겨울이면 장갑을 끼고 다녀야 한다는 게 신동욱의 고백이었다.

군대에서 부상을 입고 깨어나 보니 이와 팔이 부러지고 온 몸이 피범벅이 되어 있더라는 신동욱의 고백, CRPS로 인한 지난 5년의 고통을 담담히 털어놓는 신동욱의 모습이 군대에서의 의료사고에 다시금 빨간 등을 켰다.

[사진=JTBC 방송캡처]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토대로 부실하기 짝이 없는 군대 의료지원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다. 당시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전역한 A씨는 육군 모 사단에서 복무 중이던 지난 7월, 갑작스런 복통을 호소하며 사단 의무대를 방문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군의관은 A씨에게 단순 소화제만 처방한 뒤 그를 돌려보냈다. 소화제 복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복통을 호소했던 A씨, 그런데 그가 찾은 또 다른 군의관도 A씨에게 진통제와 수액만을 처방했다. 결국 밤새 복통을 호소하던 A씨는 이튿날 낮이 되어서야 사단 의무대에서 급성맹장염을 진단 받았다.

한시라도 빨리 A씨를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부대는 후송차량을 재빨리 준비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A씨는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민간병원으로 이송돼 맹장수술을 받았다. 복통을 호소한지 25시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A씨를 수술한 병원은 그가 급성맹장염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제 때 수술을 받지 못해 복막염과 장폐색 등의 합병증까지 일으켰다고 진단했다. 결국 A씨 부모는 지난 9월, 아들의 사건을 항의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부대에 제출하고 국방부에도 같은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응급환자에 대한 미비한 조치와 군의관 및 간부의 업무 태만으로 발생하는 군대 내 의료사고, 이와 같은 비극은 지난해에도 발생했다.

신동욱이 투병 중인 CRPS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이다. 이는 사지의 외상 후 또는 중추신경손상(뇌졸중, 척수신경손상)으로 인해 산들바람과 같은 미세한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그런데 신동욱과 같이 군대에서 입은 부상이 원인이 되어 CRPS를 나란히 진단 받은 형제의 사연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형제의 기구한 운명은 형에게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5월, 형 육모 상병은 훈련 도중 넘어지며 오른쪽 무릎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육 상병의 고통 호소에도 불구하고 군병원은 “꾀병 부리지 말라”며 그의 부상을 방치했다. 결국 육 상병의 무릎 부상은 시일이 지나며 더욱 악화됐고 끝내 그는 지난해 7월 민간병원 진찰을 통해 CRPS 진단을 받았다.

비극은 동생 육모 일병에게도 이어졌다. 형이 군대에 입대한지 1년 뒤 동생 육 일병도 훈련소에 입소했다. 그러던 중 육 일병은 지난해 3월 육군훈련소 훈련 도중 넘어지며 왼쪽 무릎 인대에 염증이 생겼다. 하지만 훈련소 측은 육 일병의 부상을 단순 타박상이라 진단한 뒤 파스 몇 개로 처방을 대신했다. 줄어들지 않는 고통 속에 훈련을 강행했던 육 일병은 얼마 지나지 않아 형과 같이 CRPS 진단을 받았다.

CRPS를 진단받은 두 형제는 이후 국군수도통합병원에 나란히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극심해진 통증은 이내 다리에까지 전이됐다. 결국 두 형제는 걷지도 못한 채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해야 했다. CRPS로 인한 통증이 극심한 날이면 마약성 진통제를 포함해 10여 종류의 진통제를 매일같이 투약받아야 했던 두 형제, 그들은 주 1회 통증완화 시술을 받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육씨 형제의 통증완화 치료비마저 외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왔다. 실제로 CRPS 발병 후 주 1회 민간병원에서 통증완화 시술을 받고 있는 형제는 해당 비용 1500여만 원을 모두 사비로 부담했다.

육씨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 정의당 김종대 국방개혁단장은 “군대가 다친 장병들의 인생을 돌봐도 시원찮을 판이다. 그런데 군대는 겨우 치료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국방부는 국방을 포기한 기관이나 다름없다”며 비난했다.

신동욱의 CRPS 고백을 통해 다시금 들여다본 열악한 현실,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할지라도 그 일부에 속하는 이들의 아픔이 제대로 어루만져져야 하지 않을까. 군 복무 중 입게 되는 부상이 복불복의 결과를 초래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이 신동욱의 고백으로 하나하나 되짚어지고 있다. 김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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