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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서문시장, 마치 등 떠밀려 온 듯?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2.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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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새벽 2시경 대구 서문시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4지구에서부터 크게 번지기 시작한 불길은 이틀째인 1일까지도 여전히 완벽히 진화되지 않고 있다. 연말 대목을 맞이해 큰 돈을 들여 물품들을 쟁여놨던 서문시장 상인들은 시커멓게 타버린 건물 앞에서 그저 발만 동동 굴렀다.

화재와 함께 검게 타버린 상인들의 심경, 이를 헤아린 것일까.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대구 서문시장은 일명 ‘콘크리트 지지층’이라 일컬어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 민심이 집결된 곳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직후인 10월 27일 부산을 방문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 발을 들였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기자회견을 연 이후 가장 먼저 부산으로 향하며 첫 외부 일정을 소화했던 박근혜 대통령, 역시나 민심은 거세게 분노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부산행에 맞춰 당일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 앞에 모인 6명의 대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를 외치며 격한 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들 대학생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즉시 하야하라”, “나와라, 최순실. 탄핵 박근혜” 등의 글귀가 새겨진 현수막을 펼치려다 이를 경찰에 빼앗기는 등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부산에서의 소동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줄곧 청와대에 칩거했다. 1~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때와 고위공무원 임명장 수여식에만 모습을 드러내며 두문불출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정확히 35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오랜만의 외출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기는 그저 조용하기만 했다. 악화될 대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와 대통령 경호원 중 최소한의 인원만을 대동한 채 서문시장을 찾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곁에는 청와대 출입기자도 없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1시30분께 서문시장에 도착해 여전히 진화되지 않고 있는 4지구 쪽을 찬찬히 둘러봤다. 박근혜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10~15분 사이 서문시장을 둘러보고 서둘러 자리를 뜨자 서문시장 상인회 회장은 “상인들과 대화도 안하고 대책도 논의 안 할 거면 왜 왔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콘크리트 지지층’이 응집해 있는 지역답게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상인들도 더러 눈에 띄었다. 특히 한 중년 여성은 멀찍이 서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보다 “힘내세요”라 외치며 눈물을 훔쳐 눈길을 끌었다.

정치적 고비가 닥칠 때마다 위로라도 받듯 정치적 지지기반인 대구를 찾았던 박근혜 대통령, 과연 이날의 서문시장 행은 여론 회복에 다소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꽁꽁 얼어버린 상인들의 손을 잡아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건넸다면 좋았으련만 전과는 사뭇 다른 서문시장 분위기에 당황한 듯 서둘러 자리를 뜬 박근혜 대통령의 뒤로 또 다시 분분한 구설이 흘러나왔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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