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이 다시 돌아왔다. 3년의 공백이 무색하게도 무대 위에서의 박기영은 여전히 베테랑이었다.
18일 방송된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양철로봇의 3연승을 저지하기 위한 4인 복면가수들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박기영은 하트여왕으로 분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가 양철로봇을 바짝 긴장시켰다.
'Lonely Night'를 부르며 김필을 가뿐히 꺾고 결승 무대에 오른 박기영은 5표차로 우승을 내주며 복면을 벗었다. 어느새 가수 생활 16년차에 접어들었다는 박기영, 그녀는 “오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우리 딸이 딱 만 4세가 된다. 처음에는 아이 좀 키우고 나면 금방 재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꼬박 3년을 집에서 아이만 보다 보니 점점 사람들이 날 찾지 않기 시작하더다”는 말로 공백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박기영은 “이렇게 내가 점점 잊혀지다 보면 언젠가는 무대를 완전히 떠나게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복면가왕 무대를 준비하는데 딸이 너무나 즐거워하더라. 나에게 큰 힘이 되어 줬다"라는 말로 컴백의 설렘과 딸을 향한 애틋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앞서 박기영은 올해 초 이혼이라는 우울한 뉴스로 팬들 곁을 찾은 바 있다. 지난 2010년 5월 모두의 축복 속에 웨딩마치를 올리고 2년 후인 2012년 임신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려왔던 박기영이기에 예고 없던 이혼은 많은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임신 소식을 전할 당시 아이의 태명을 아빠의 별명인 둘리에서 착안해 ‘희동이’라 지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던 박기영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인 줄만 알았더니 그것에서도 예외는 있을 수 있음을 알려줬던 박기영의 이혼, 이후 줄곧 육아에만 매달렸던 박기영이 4년의 침묵 끝에 다시 팬들 곁에 돌아왔다.
최근 박기영은 6년 만에 솔로 앨범 ‘자연의 법칙’을 발매했다. 특히 박기영은 이번 앨범을 딸과 함께 작업했다고 밝혀 화제를 뿌렸다. 박기영 스스로의 이야기이면서 딸 아이가 앞으로 겪게될 이야기, 나아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박기영의 ‘자연의 법칙’, 여기에는 딸의 맑은 음색이 더해지며 박기영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줬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 팬들 곁을 떠나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익숙하게 다가왔던 박기영의 목소리다. 싱글맘이자 워킹맘의 비애가 더해지며 한층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기영의 ‘복면가왕’ 무대가 그녀의 새 앨범에 연신 귀를 기울이게 했다.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