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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아줌마, 척결에 앞장서도 모자랄 입지에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6.12.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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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시술을 척결해야할 정부가 되레 청와대를 불법시술의 장으로 만들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영선 제2부속실 행정관이 남긴 문자메시지, 그 안에 등장하는 주사 아줌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앞서도 차 회장 일가의 불법 제대혈 시술이 수면 위에 떠오르며 한 차례 공분이 일었다. 뉘앙스에서부터 묘한 非法의 향기가 풍기는 주사 아줌마, 이것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특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진=JTBC 방송캡처]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성형용 필러의 안전사용실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허가되지 않은 신체 부위에 불법으로 필러를 주사했다 적발된 의료기관이 두 달 사이 82곳에 달했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올해 2~3월에 조사한 85개 의료기관 가운데 무려 82곳의 의료기관이 사용금지 된 신체 부위에 필러를 시술했다.

불법시술의 실태를 드러내는 수치는 이게 다가 아니다. 2012년부터 2016년 3월까지 접수된 필러 부작용은 총 345건이다. 이 가운데는 지난 3월 불법시술이 적발됐는데도 여전히 이를 시정하지 않고 있는 업체도 적잖이 포함됐다.

언젠가부터 쁘띠성형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칼을 사용하지 않고 주사나 실을 이용해 시술하는 것이 특징인 쁘띠성형, 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꽤 대중화되는 양상마저 보이며 원한다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예뻐질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문제는 쉽고 편하다는 인식이 곧 위험하지 않은 시술이라는 편견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별 생각 없이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불법시술을 받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결과는 부작용의 비례다. 최근 한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는 의료행위가 병원이 아닌 미용실, 피부 관리실 등에서 무작위로 시술되고 있는 실태가 보고되며 충격을 안겼다.

출처 불명의 재료와 공업용 실리콘 등을 시술에 이용하고 제품의 보관상태 또한 경악할 수준이었던 불법시술의 실태, 허나 피해자의 대부분이 ‘간단하고 싼값에 예뻐지는 성형’이라는 유혹에 넘어갔다.

나날이 늘어가는 불법시술 피해사례에 보건당국도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불법시술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 것이라 밝힌 보건당국은 이것의 위험성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 활동도 곁들였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일까. 다름 아닌 청와대가 수년간 불법시술의 장이 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8일, 검찰은 2013년 4월에서 5월 사이 이영선 행정관이 정호성 당시 부속비서관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네다섯 차례에 걸쳐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추정컨대 주사 아줌마가 청와대에 들어선 시간은 대부분 밤 9와 10시 사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과시간 이후에는 주로 관저에 머물며 휴식을 취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사 아줌마의 목적지는 청와대 관저일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이영선 행정관은 문제의 주사 아줌마를 검문검색도 없이 청와대 안으로 들이는 문지기 역할을 했던 셈이다.

실제로 검찰은 주사 아줌마와 기치료 아줌마가 이영선 행정관의 차량을 이용해 청와대에 드나들었을 것으로 파악했다. 일찍이 최순실의 측근은 “최순실의 집에는 주사기와 태반 앰풀 등이 한 상자씩 보관돼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 주사 아줌마가 와서 주사를 놨다”고 증언한 바 있다. 최순실 뿐 아니라 언니 최순득과 조카 장시호의 집에도 종종 들러 주사 시술을 했다는 주사 아줌마, 결국 청와대에 발을 들인 의문의 주사 아줌마 또한 최순실과 연결된 인물일 수 있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만약 주사 아줌마가 이른바 ‘야매’라 불리는 무자격자라면 이야기는 심각해진다. 의사의 처방 없이 별도로 주사제를 구해 주사 아줌마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았다면 이는 명백한 의료법상 불법행위다.

검찰은 주사 아줌마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불법 시술을 받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였다. 특검 또한 검찰로부터 주사 아줌마에 관한 자료를 건네받은 뒤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시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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