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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 그 민망함과 대담함 사이엔?
업다운뉴스 | 승인 2017.01.09 15:16

눈길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허벅지 훤히 드러낸 서로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미소를 주고받으면 그만. 바지나 치마를 벗어던지는 즐거운 일탈이 신년 벽두 어김없이 지구촌 메트로 시티즌들의 발걸음을 유혹했다.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No Pants Subway Ride)’

세계 주요 도시의 서브웨이족은 이른바 ‘노 팬츠 데이’인 9일(한국시간) 과감히 바지와 치마를 벗어던지고 객차 안에서 낯선 이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하는 경험을 즐겼다.

 9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 이벤트에 참여한 통근족. [사진=신화/뉴시스]

공개된 장소에서 웃음을 나누기 위해 2002년 미국 뉴욕에서 무명 코미디언 찰리 토드의 제안으로 7명이 장난삼아 참가하면서 탄생한 참여 이벤트다. 그는 닫힌 연극 무대가 아니라 열린 공간에서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지하철을 산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지하철 이용자들의 호응도가 높아지면서 지구촌 60여개 도시에서 수천 명이 참가하는 연례 이벤트 문화로 정착됐다.

매년 1월 미국 뉴욕의 즉흥 코미디 단체인 ‘임프루브 에브리웨어’가 주관하는데 참여자들은 평상시처럼 지하철을 탄 뒤 일정한 신호에 따라 바지나 치마를 내린 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된다. '하의 실종' 상태에서 민망한 시선을 거둔 채 옆 사람이나 앞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춥지 않느냐’는 인사를 건넨다. 이에 질문을 받은 참여자는 솔직한 답을 하는 것으로 행사를 즐기면 된다. 느낌 그대로.

참여자가 아니더라도 바지를 내린 퍼포먼스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객차 내 분위기는 즐거움으로 넘친다. 너무 과다한 노출만 아니면 된다는게 단순한 게임의 법칙이고 보면 흘끔흘끔 훔쳐보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참가자들로선 무미건조한 일상사에서 벗어나 지하철 안에서 팬티 차림의 낯선 이들과 민망한 시선을 교환하는 대신 자유스러운 대화를 나눔으로써 색다른 경험을 공유하게 되니 재미와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이벤트 초기에는 선정성 논란도 있었지만 이제는 연초 즐거운 퍼포먼스로 정착돼가고 있는 이유다.

  9일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 이벤트에 참여한 베를린 시민들의 합동포즈. [사진=신화/뉴시스]

AP통신에 따르면 뉴욕을 비롯해 보스턴, 베를린, 프라하, 바르샤바 등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제스 굿은 "뉴욕 시민들에게 신문과 전화기를 벗어나 일상적인 틀에 박힌 업무와 전혀 다른 일탈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미국 필라델피아 행사는 ‘갓 론드리’라는 세탁배달사가 협찬했는데 이 회사는 참가자들이 여벌의 바지나 다른 의류를 갖고 나와서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를 하도록 권유하는 등 자선 부문에도 신경을 썼다. 이 협찬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행사는 결코 '누드 이벤트'가 아니다”라고 공지했고, 이 회사 CEO 레이 월은 “사람들을 웃게 하고, 놀라게 하고, 또 성인으로서 재미나게 놀아보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 맨해튼 역에서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 행사에 참여한 피터 새즈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 같은 행사를 나쁜 짓이라도 하는 양 바라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장난이다. 펀 트립(fun trip)일 뿐"라고 말했다.

그래서 바지 안 입고 지하철 타기의 포인트는 결코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장난으로 재밌는 지하철 '노 팬츠' 탐험에 참여해 스스로 낯선 환경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해보려는 시도. 발칙한 상상만으로도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도시인들에게는 한줄기 활력소가 아닐까. 민망함과 대담함 사이에 끼어든 즐거운 일탈이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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