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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대군' 행세 이면의 진상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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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번엔 대통령 비서실장 재직시 '왕실장'으로 불리던 김기춘 전 실장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14일 밤 방송된 프로그램 '비선의 그림자 김기춘- 조작과 진실' 편을 통해서였다.

'그것이~'는 이 날 방송에서 자살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자주 등장하는 글씨인 '장'(長)의 주인공이 김기춘 전 실장이라는 의심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장'이란 글자가 곳곳에 적힌 비망록에는 시국 관련 대처 방법 등을 포함한 각종 지시사항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김기춘 당시 실장이 시국 상황에 적극 대처할 것을 청와대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지시한 내용으로 의심될 만한 내용들이었다.

                                [사진 = SBS 화면 캡처]

하지만 김기춘 전 실장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김영한 비망록 속의 '장'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비망록의 메모 내용 역시 자신의 지시사항이 아니라 김영한 수석 본인의 생각을 정리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비망록에 적힌 날짜별 지시 사항들은 김기춘 실장이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내려진 것인데다, 시국 상황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것들이 많은게 사실이다. 이로써 김기춘 당시 실장이 수석들에게 내린 지시사항들일 것이란 추론을 낳고 있다.

메모 내용 중엔 세월호 참사로 인한 반정부 여론을 잠재우고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비난을 유도할 목적을 지녔던 것으로 풀이되는 '언론지도'라는 메모도 등장한다. '유민 아빠'로 널리 알려진 김영오씨는 "김영한 비망록 내용을 보고 설마 했던 일들의 퍼즐이 풀렸다."고 말했다.

민중화가로 불리는 홍성담씨도 프로그램에 등장해 일개 화가인 자신의 이름이 김영한 비망록에 14번이나 등장했다는 사실을 개탄했다. 홍성담씨는 광주비엔날레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자신의 작품이 전시 거부된 일을 거론하면서 "이 정도라면 광주비엔날레를 없애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김영한 비망록에는 이밖에도 "회색지대는 없다 --- (중략) --- 정권 대통령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게 해야 --- " 등의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이 역시 김기춘 실장의 지시를 고 김영한 수석이 받아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홍성담씨에 대한 보수단체들의 고소를 청와대가 미리 알고 있었음을 암시하는 김영한 비망록 내용이었다. 고소장이 제출되기 하루 전 김영한 비망록에 "보수단체 고소"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이 역시 김기춘 비서실장의 이야기를 김영한 수석이 받아적은 내용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것이~'는 김기춘 전 실장이 1975년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배후일 것이라는 의문도 강하게 제기했다. 해당 사건이 김기춘 전 실장이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이던 시절 벌어졌다는게 그 핵심 기반이었다.

서울대와 고려대 부산대 등에 재학중이던 재일교포 유학생들이 대거 간첩으로 몰려 기소된 당시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있으켰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정보기관의 조작임이 드러났다. 민주화가 이뤄진 뒤 관련자들이 뒤늦게 법정에서 줄줄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이 그 증거였다.

당시 간첩단 사건은 정부가 재일교포 학생들을 한국으로 와 유학하도록 유도한 뒤 시국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무고한 학생들을 간첩으로 몰아 실형까지 받게 한 사건이었다. 그 배후에 김기춘 전 실장이 있었을 것이라는게 제작진의 시각이었다.

그러나 김기춘 전 실장은 간첩단 사건에 대해서도 역시 "모른다." "기억 나지 않는다."라는 등의 대답으로 일관했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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