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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메이저 세븐', 더는 롤러코스터 없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1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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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만에 메이저 테니스 부활찬가를 부른 한국 테니스의 희망봉 정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랭킹이 90계단이나 높은 불가리아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를 넘어 메이저 대회 첫 3회전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세계랭킹 105위 정현은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7 첫 메이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아르헨티나의 렌조 올리보(79위)를 3-0(6-2 6-3 6-2)으로 꺾고 64강이 겨루는 2회전에 올랐다. 정현으로서는 2015년 US오픈 이후 두 번째 32강 진출이다.

17일 호주오픈 1회전에서 렌조 올리보를 꺾을 때의 정현.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과연 ‘포스트 이형택’ 정현은 세계랭킹 15위 드미트로프까지 넘어 롤모델 이형택이 2000, 2007년 US오픈에서 세운 한국 테니스 메이저 최고성적인 16강까지 진군할 수 있을까.

정현의 메이저 테니스 무대 단식 전적은 2승 4패.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맞붙은 선수들을 되돌아보면 디미트로프와 2회전을 가늠해볼 수 있다.

정현의 메이저 테니스 첫 단식 데뷔는 2015년 7월 윔블던대회였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 선수 사상 최연소 그랜드슬램 남자 단식 본선 출전 기록을 만 19세 1개월로 경신했다. 한국 테니스 네 번째 그랜드슬램 남자 단식 본선 출격 기록도 세운 정현이다.

정현의 1회전 128강전 상대는 세계랭킹 151위 피에르 위그 에베르(프랑스). 3시간 동안 5세트까지 가는 풀세트 접전 끝에 2-3(6-1 2-6 6-3 2-6 8-10)로 승부는 79위 정현의 역전패로 끝났다. 정현은 그해 1월 호주오픈 예선에서 꺾었던 에베르를 맞아 지그재그로 세트를 주고받았지만 메이저 데뷔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범실을 잇따라 범하는 바람에 2008년 프랑스오픈의 이형택 이후 7년 만에 노렸던 메이저 본선 첫 승을 두 달 뒤로 미뤄야 했다.

그해 9월 69위의 정현은 그랜드슬램 4승을 거둔 95위의 제임스 덕워스(호주)를 3-0(6-3 6-1 6-2)으로 완파하고 마침내 메이저 첫 승을 신고했다. 데뷔전의 긴장감을 떨치고 제 실력을 발휘하면서 첫 서브 성공률 38%, 첫 서브 득점률 61%로 완승을 거뒀다.

2회전 상대는 2014년 호주오픈과 2015년 프랑스오픈을 제패했던 5번 시드의 세계 5위 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 정현은 3시간 동안 모든 세트를 타이 브레이크까지 몰고가는 대혈전을 펼쳤으나 0-3(6-7<2-7> 6-7<4-7> 6-7<6-8>)으로 분패했다. 하지만 그때 가장 높은 톱랭커를 만나 당당하게 싸웠던 정현에겐 메이저 무대에서 가장 빛나는 선전으로 남아 있다. 바브린카는 경기 뒤 “정현은 상대를 공략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다. 특히 베이스라인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며 정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호주오픈 1회전에서 51위의 정현은 자신의 우상인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꿈에도 그리던 대결을 펼쳤지만 0-3(3-6 2-6 4-6)으로 완패했다. 정현은 1세트부터 코트 구석을 찌르는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는 물론 정교한 드롭샷까지 섞어가며 조코비치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미세한 기술과 경험 부족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코비치는 강력한 서브에 이어 구석구석 드롭샷, 로브 등을 꽂아넣으며 정현의 체력을 빼앗았다. 조코비치는 승리한 뒤 “정현이 키가 큰데도 잘 움직였다. 백핸드는 좌우 모두 강하고 낮았으며 빈틈이 없었다. 공수 모두 잘했지만 좀 더 경험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5월 정현은 프랑스오픈 개막 6주 전 순위인 71위로 본선에 직행했지만 112위로 맞은 1회전에서 154위 캉탱 알리스(프랑스)에게 0-3(1-6 4-6 4-6)으로 완패했다. 생애 처음으로 프랑스오픈 본선에 출격한 정현은 알리스의 파상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동갑내기 알리스와 주니어 무대에서 세 번 맞붙어 두 번 이겼던 터라 정현에겐 너무 허무한 패배로 다가왔다.

주니어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시니어 투어의 강행군 일정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어지고 복부 근육 부상까지 겹치면서 불안증세를 보였던 정현은 윔블던 출전도 포기하고 4개월 동안 재활과 슬럼프 탈출을 위한 자세 교정에만 매달렸고 마침내 새해들어 호주오픈 2회전 진출로 부활을 알렸다.

19일 정현이 3회전 길목에서 맞붙게 되는 디미트로프는 2014년 세계 8위까지 올랐던 강자다. 서브는 물론 포핸드, 백핸드 기술이 톱클래스다. 이번 대회의 전초전으로 벌어진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 세계 3위 밀로시 라오니치, 5위 니시코리 게이를 연달아 꺾고 투어 5승째를 거둔 상승세도 좋다. 정현이 ‘잃을 것이 없고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각오로 심리적인 부담만 떨치고 맞선다면 지난해 여름 일본 고우라 다케시 코치에게서 배우고 지난해말 태국전훈을 통해 가다듬은 서브와 포핸드의 달라진 힘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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