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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심장병, 보약이 따로 있나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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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미국수면재단(NSF)이 주요 연령대별 권장 수면시간을 수정해 발표했다. NSF가 밝힌 성인(26~64세)의 권장 수면시간은 최소 7시간에서 최대 9시간이다. 이 경우 앞뒤 플러스마이너스 1시간가량은 허용 가능하다. 반면 하루 6시간 이하로 부족한 잠을 자거나 10시간 이상 과하게 잠을 자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는 게 NSF의 설명이다.

[사진=KBS 방송캡처]

피천득은 ‘잠’이란 제목의 수필에서 “잠을 자지 못하고 희생하는 대가는 너무나 크다. 끼니를 한두 끼 굶었다 해도 웃는 낯으로 하루를 보낼 수는 있으나 만약 잠을 하루 못 잤다면 그날 하루는 노상 찌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짚어주는 말이다. 잠을 자고 싶어도 자지 못해 고통 받는 사람들, 불면증 환자들의 단 한 가지 소원은 ‘남들처럼 편히 잠을 자는 일’일 것이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잠들지 못해 뒤척이다 끝내 뜬눈으로 아침을 맞는 불면증 환자들, 비단 이들이 위협받는 건 정신건강만이 아니다.

최근 불면증을 방치하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수면 의학센터는 불면증 환자의 심장병 발병 가능성이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약 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여성의 4명 가운데 1명, 성인 남성 5명 가운데 1명이 불면증을 앓고 있다. 안타깝게도 불면증은 뚜렷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불면증과 심장병 발병의 상관관계에 대해 서울대학교 수면 의학센터 교수는 “일반적으로 수면을 취하는 동안에는 혈압이 10~20% 정도 떨어진다. 그런데 불면증 환자들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므로 심혈관계가 쉴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불면증 환자들의 심박동 수는 보통 사람에 비해 높으며 혈압 또한 높다”고 설명했다.

어디 이뿐일까. 2015년 12월에는 수면시간이 짧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백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수면시간과 백내상 사이의 상관관계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성수 교수팀에 의해 밝혀졌다. 당시 연구팀은 40세 이상 남녀 70만여 명의 지역사회건강조사(2008∼2012년) 자료를 이용해 백내장의 위험요인을 분석하다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해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 남녀의 백내장 유병률은 11.3%다.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에 이름을 올린 70만여 명 중 약 8만여 명이 백내장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 백내장을 진단받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수면시간이 확연히 짧았다.

실제로 하루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사람이 백내장에 걸릴 위험을 1로 잡았을 때, 6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사람이 백내장에 걸릴 위험은 그보다 1.22배 높았다. 이는 결국 하루 6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의 백내장 발병 위험이 9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비해 22% 높다는 의미가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활성산소가 노화와 백내장의 주범이다. 만약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이 활성산소가 수면 도중 더 효과적으로 제거된다. 특히 수면 중에는 백내장의 유발 요인인 자외선에도 덜 노출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피천득은 “만약 천국에 잠이란 것이 없다면 그곳이 제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 할지언정 나는 거기에 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러모로 심신이 고달플 때 때론 최고의 보약이 되어주기도 하는 잠, 불면증과 심장병의 상관관계가 또 한 번 잠이 보약임을 증명해준 셈이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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