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뷰] 정치 9단으로 불리는 김종필 전 총리가 설 다음날인 29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예방을 받았다. 바른정당의 대표적 대권 주자인 유승민 의원으로부터 설 세배를 받은 김종필 전 총리였지만 "지지한다."라는 등의 최고 덕담은 내놓지 않았다. 이를 두고 김종필 전 총리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 날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유승민 의원 일행을 맞아들였다. 이 날 예방에는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 등이 동행했다. 유승민 의원으로서는 충청권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종필 전 총리로부터 지지 의사를 듣는 것이 최고의 선물일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그러나 김종필 전 총리는 이 날 "국가안보"와 "국방", "국태민안", "내각제 개헌" 등을 주요 화제로 입에 올리는 등 일반적인 정치 이야기만 잔뜩 입에 올렸다. 현장에 함께 있던 이혜훈 의원은 기자들에게 김종필 전 총리가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면서 "국태민안"(국가를 태평하게 만들고 국민들을 편안하게 함)"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유승민 의원이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했다는 귀띔을 듣고는 "중요한 덕목"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대통령 후보로서 훌륭한 경험을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 날 국방과 안보를 여러 차례 입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필 전 총리가 강조한 또 하나의 주제는 내각제로의 개헌이었다. 현재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개도국들밖에 없다는게 김종필 전 총리의 주장이었다고 한다. 그나마 미국은 연방제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서 우리와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김종필 전 총리는 내각제를 필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 이유로 부족한 대통령이 5년 동안 나라를 망가뜨려도 막을 길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현재 우리 정국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을 꼬집어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올만 한 발언이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 날 거듭해서 안보와 국방 등의 필요성과 함께 내각제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에 유승민 의원은 "알겠다."라고 응답한 것으로 알져졌다.
김종필 전 총리는 유승민 의원에게 그의 선친인 고 유수호 전 의원 이야기를 입에 올리며 친근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유승민 의원에 대한 지지의사 표명은 삼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