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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살리느냐 죽이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1.3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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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첫방송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홍길동의 유년 시절이 속도감 있는 전개로 그려졌다. 특히 ‘역적’의 첫방송에서는 홍길동 아버지 아모개(김상중 분)의 절절한 부성애가 부각되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천한 것들’ 무리에서 아기장수가 나오면 역적이 될 수밖에 없던 시대 상황,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어린 홍길동은 남다른 힘을 자랑하며 아버지 아모개를 마음졸이게 했다. 특히 이날 ‘역적’에서는 개그우먼 박나래가 차력사로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역적’에서 약을 파는 차력사 패거리의 일원으로 카메오 등장하며 찰진 연기를 선보인 박나래의 모습에 극을 향한 몰입도가 한층 높아졌다.

[사진=MBC 방송캡처]

극중 차력사로 분한 박나래는 덥수룩한 가발을 쓰고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수염을 그린 채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어린 홍길동의 남다른 기질을 알아보고 그가 아기장수임을 대사로 암시한 박나래의 연기는 이질감 없는 그녀의 분장과 함께 한층 몰입도를 높였다.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느냐 혹은 극의 몰입도를 반감시키느냐, 즉 살리느냐 죽이느냐의 갈림길에 놓이곤 하는 게 카메오다. ‘역적’ 속 박나래의 깜짝 등장은 전자와 후자, 둘 중 어디에 속할까.

‘역적’의 첫회가 그랬듯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카메오의 등장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카메오 한두 명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니 실로 카메오 대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실제로 카메오의 등장은 드라마의 전개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준다. 또 어떤 카메오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깜짝 등장해 극의 잔재미를 더해준다. ‘역적’ 속 박나래의 출연이 그렇듯 이러한 카메오의 등장은 드라마의 시선끌기용 카드로 활용되며 쏠쏠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카메오의 등장이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고 해서 남발해선 곤란하다. 좋은 예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안투라지’다. ‘인투라지’는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부터 무려 67명에 이르는 카메오 군단이 대거 출연할 것으로 예고되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드라마가 입소문을 타게 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던 카메오 군단은 오히려 전개의 흐름을 끊으며 혹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박찬욱 감독, 하정우, 김태리 등의 카메오는 유명세와 맞물리며 ‘인투라지’의 젊은 주연배우들을 오히려 압도했다.

때론 과유불급이 되기도 하는 카메오의 활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제작진은 카메오라는 카드를 쉬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역적’ 속 박나래와 같이 비록 단발성 출연일지라도 카메오의 등장은 드라마 안팎의 국면 전환에 즉효를 발휘하는 까닭이다. 실제로 카메오의 등장에 대해 한 캐스팅 디렉터는 “극의 지지부진한 전개에 돌파구가 필요할 때에 인지도 높은 연예인 카메오의 등장은 단 한 컷만으로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카메오가 ‘신의 한 수’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능적 쓰임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카메오의 등장 자체가 스토리의 맥락과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역적’ 속 박나래에 앞서 아주 좋은 카메오 활용의 예가 제시된 바 있다. 바로 tvN 드라마 ‘도깨비’ 속 김민재와 김소현, 그리고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김혜수다.

이들 세 배우는 카메오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압도적 존재감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보통의 카메오를 일종의 ‘끼워넣기’라 봤을 때 그 카메오는 특정 배우가 아니어도 무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김민재, 김소현, 김혜수의 경우는 다른 선택지를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탁월한 캐스팅으로 여겨졌다. 오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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