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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경 뒤처리는 애먼 외교부 몫?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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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미얀마 주재 유재경 대사의 임명 과정은 기가 막힐만큼 비상식적으로 이뤄졌다. 아예 최순실씨가 실질적으로 인사 제청권을 행사해 이뤄진 임명이었다. 심지어 최순실씨가 직접 유재경씨를 면접하고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까지 받은 뒤 대사 임명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유재경 대사가 특검 조사에서 순순히 최씨 추천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근거는 부인할 수 없는 모종의 증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확실한 증거를 들이밀자 유재경 대사가 하는 수 없이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31일 오후에 가진 일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유재경 대사가 최순실씨의 추천에 의해 미얀마 대사 발령을 받았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입국 과정 등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적극 부인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인 셈이다.

특검이 확보한 증거 자료 중에는 유재경 대사가 최순실씨에게 보냈던 이력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특검이 파악한 정황에 의하면 최순실씨가 유재경 대사 임명에 적극 관여한 목적은 역시 이권 취득이었다. 미얀마에 정부 주도 원조개발사업(ODA)인 K타운 프로젝트가 원활히 추진되게 하면서 그 과정에 끼어들어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게 특검의 시각이다.

최순실씨는 K타운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현지 브로커를 통해 이권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특검은 최순실씨에게 알선수재 혐의를 추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기로 했다. K타운 프로젝트는 우리가 미얀마 현지에 760억원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무상으로 지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해당 건물에는 한류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만 입주하도록 한다는게 조건이었다.

유재경 대사와 최씨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는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유재경 대사가 삼성 계열사인 삼성전기에 근무하는 동안 유럽판매법인장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2004년부터 5년 간 근무한 경력이 계기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유재경 대사가 프랑크푸르트에 근무하던 시기에 최순실씨는 독일을 드나들며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외교부에 의하면 유재경 대사는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된다. 외교관 출신이 아닌 외부 민간인을 청와대가 정무적 판단에 의해 임명하는 자리가 특임공관장이다. 그로 인해 유재경 대사 임명 과정은 전적으로 청와대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재경 대사가 미얀마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임명 당시부터 뒷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경 대사의 임명이 비정상적 절차에 의해 이뤄졌음이 드러난 이상 해외 공관장을 관리하고 있는 외교부는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특검 조사가 마무리된 뒤엔 어떤 식으로든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 뒤처리는 외교부의 몫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재경 대사는 형사적으로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다 할지라도 인사 조치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재경 대사는 삼성전기 글로벌마케팅실장(전무)으로 재직 중이던 2016년 5월 미얀마 대사 발령을 받고 부임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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