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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빌 댐, 왜 위험한가 했더니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2.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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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로빌 댐이 범람 위기로 대대적인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지구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홍수로 불어난 물이 인근 마을을 덮칠 경우 대재앙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배수로 손상으로 범람에 따른 댐 붕괴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230m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댐이 1968년 완공 이후 처음으로 보조 배수로를 열어 범람 위기에 처했으니 더욱 그렇다.

오로빌 댐 위기를 계기로 살펴보면 미국에서 댐 사고와 관련해 최고 악몽은 아이다호 주의 테턴덤이다. 1975년 완공되면서 물을 채우기 시작했는데 댐과 계곡면 사이의 연결부에 결함이 발생했고, 이쪽으로 물이 쏠리면서 댐의 흙을 쓸어내려 구멍이 생겼다. 이듬해 댐 바깥에 구멍이 생기면서 결국 붕괴됐다. 하류에 위치한 주요 도시와 강변의 농가에는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적었다. 붕괴 30분 전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지고 하류 지역의 다른 댐도 수문을 미리 열어 수위를 낮춤으로써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대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 오로빌 댐 대피령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하류지역 주민들을 위해 내려졌다.

오로빌 댐이 테텀 댐과 같은 사력(砂礫)댐이란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주로 자갈과 흙으로 댐을 쌓고 외부만 시멘트 콘크리트로 처리한 사력댐과 내외부가 같은 재질인 콘크리트댐으로 나뉜다. 그렇다면 어떤 댐이 안전할까. 콘크리트댐이 구조적으로 덜 위험하다. 사력댐은 만수위에 다다르면 붕괴할 위험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충주댐 같은 콘크리트댐은 물이 넘쳐도 끄덕없고 폭격이 아닌 이상 안전하다. 우리나라의 소양강 댐이 사력댐으로 지어진 것도 폭격을 맞으면 충격으로 폭발해 붕괴된다는 안보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오로빌 댐 같은 사력댐은 폭탄을 맞은 자리도 웅덩이가 생길 뿐 댐은 멀쩡하게 된다. 사력댐이 만들어지지는 이유는 건설비용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오로빌 댐이 사력댐의 간판이라면 1938년 완공된 후버 댐은 대표적인 콘크리트댐이다. 후버 댐은 대공황 시절 가장 성공적인 토목 공사를 통해 만들어졌다.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댐(221m)이었다. 오로빌 댐이 캘리포니아 주의 주요 식수원이라면 콜로라도 강 협곡에 건설한 아치형 콘크리트댐인 후버 댐은 미국 남서부의 물과 전기를 공급하는 젖줄이다. 콘크리트가 너무 두꺼운 탓에 70년이 지난 뒤에도 가장 깊숙한 곳의 시멘트가 굳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었을 정도로 튼튼함을 자랑한다.

그랜드 캐년과 라스베이거스로 갈 때 들르게 되는 관광명소이기도 한 후버 댐과 오로빌 댐을 비교해보면 눈으로는 오로빌 댐이 거대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오로빌 댐은 폭이 워낙 넓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오로빌 댐에는 제한수위를 넘은 물이 흘러내리는 별도의 스필웨이(spill way)가 있다. 댐 붕괴를 막기 위한 배수로다.

캘리포니아 수자원국은 13일 SNS를 통해 "최근 강풍과 함께 쏟아진 폭우로 유입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오로빌 댐의 배수로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오로빌 댐의 위기를 알렸고 20만 명에 가까이 주민 대피령도 그래서 내려진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배수로 침식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지난 7일 고장난 스필웨이로 넘치는 물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일단 큰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인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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