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는 새로운 가왕이 탄생했다. ‘물찬 강남제비’가 주인공이다. 1라운드 무대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실력을 자랑했던 물찬 강남제비는 파죽지세로 마침내 가왕 자리까지 꿰찼다.

귀가 즐거운 건 하나의 줄거움, 여기에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인지를 상상해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덤으로 선사하는 ‘복면가왕’이다. 각양각색의 가면을 쓰고 기상천외한 닉네임을 달고 등장한 ‘복면가왕’ 참가자들은 마치 이날만 기다려왔다는 듯 무대 위에서 모든 걸 쏟아냈다.

하나같이 쟁쟁하기만 한 무대들, 여기에서도 물찬 강남제비의 존재감은 확연히 두드러졌다. 맞붙은 실력자들의 우세로 '복면가왕' 출연자들이 하나둘 베일을 벗는 와중에도 물찬 강남제비만은 끝까지 복면을 사수했다. 어째 등장이 범상치 않더라니 2라운드마저 가뿐하게 통과한 강남제비가 드디어 기존 가왕의 복면을 벗겼다.

26일 방송된 ‘복면가왕’은 100회 특집답게 쟁쟁한 출연자들로 구성됐다. 이날 무대에서는 물찬 강남제비를 비롯해 50대 가왕 자리를 노리는 4명의 출연자들이 ‘팥의 전사 호빵왕자’의 4연승을 저지하기 위해 출중한 실력들을 뽐냈다.

대결의 포문을 연 2라운드 첫 번째 대결은 물찬 강남제비와 '가왕이 쟨가?'가 주인공이었다. 강남제비는 god의 '니가 있어야 할 곳'을 세련된 편곡으로 녹여내며 조장혁의 'Love is Over'를 부른 쟨가를 꺾었다. 이례적으로 빅뱅의 'If You'를 부르며 복면을 벗은 쟨가의 정체는 가수 박상민이었다.

물찬 강남제비의 승리에 이어 2라운드 두 번째 대결은 '코끼리 아가씨는 코가 손이래'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게 돌아갔다. 앞서 코끼리 아가씨는 김건모의 '첫인상'을 부르며 2라운드에 진출했고 진주 귀걸이 소녀는 2NE1의 'Go Away'를 부르며 1라운드를 통과했다.

2라운드 두 번째 대결에서는 진주 귀걸이 소녀가 3라운드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복면을 벗은 코끼리 아가씨의 정체는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었다. 앞서 코끼리 아가씨는 1라운드 무대에서 친오빠 이찬혁과 대결을 벌인 바 있다.

이어진 3라운드 역시 박빙의 승부였다. 물찬 강남제비는 정인의 '미워요'를 부르며 호빵왕자를 긴장시켰다. 진주소녀 또한 BMK '물들어'를 폭발적 가창력으로 소화하며 지켜보던 패널들로 하여금 혀를 내두르게 했다. 누가 승리의 잔을 들게 될지 아무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 결과는 물찬 강남제비의 승리였다. 복면을 벗은 진주소녀의 정체는 가비엔제이 출신 장희영으로 드러났다.

만만치 않은 적수가 나타났다 여겨지는 찰나 호빵왕자는 지드래곤의 'Heartbreaker'를 열창하며 방어전을 치렀다. 투표 결과, 강남제비가 66표를 차지하며 33표를 얻은 호빵왕자를 제쳤다. 마침내 제 50대 복면가왕이 된 물찬 강남제비는 "내게는 정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이라 말하며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물찬 강남제비에게 패하며 6주 만에 복면을 벗은 호빵왕자의 정체는 플라이 투 더 스카이 환희였다. 모두가 그의 정체를 예상했던 상황, 환희는 "그동안 복면가왕을 즐겨 봤다. 참 내 이름이 많이 언급되더라. 그걸 보면서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너무 모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복면가왕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며 복면가왕 출연 계기를 밝혔다.

방송이 끝난 후 물찬 강남제비의 정체를 추측하는 글들로 인터넷이 후끈 달아올랐다. 현재 가장 유력한 물찬 강남제비의 정체는 길구봉구의 멤버 봉구다. 몇몇 누리꾼들은 물찬 강남제비의 시원시원한 고음처리와 매력적인 보이스, 나아가 자유로운 R&B 창법이 봉구와 절묘하게 닮았다고 주장하며 물찬 강남제비의 정체를 봉구로 추측했다.

비주얼, 인지도를 뒤로 제쳐두고 오로지 노래로만 승부하는 ‘복면가왕’에서 물찬 강남제비가 당당히 왕좌를 쟁취했다. 그는 대체 누구일까. 몇몇 발 빠른 누리꾼들은 벌써부터 물찬강남제비의 정체를 두고 그럴듯한 추리들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물찬 강남제비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는 최소 2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누리꾼들의 궁금증이 이번에는 물찬 강남제비에게로 모아졌다.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