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김태곤, 퓨전국악가수 산모퉁이 돌고돌아...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3.07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퓨전국악. 국악과 서양음악을 결합해 탄생한 장르다. 처음에는 변형된 국악연주 정도로 인식됐지만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음색이 잘 어울릴 수 있는 편곡으로 어엿하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에는 국악기를 이용해 대중가요나 가곡, 서양의 클래식을 연주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제는 대중음악 록밴드가 국악연주를 중간중간에 넣는다. 대금, 퉁소, 피리가 등장하기도 하고 합동연주로 독특한 화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일부 국악인들도 록과 재즈 등을 배우고 연주하면서 퓨전국악의 길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퓨전국악을 사실상 처음 가요에 도입해 유행시킨 가수가 있다. 1970년대 후반 삿갓 쓰고 도포 차림으로 무대에 나와 '망부석' '송학사' 등 국악풍의 가요를 신명나게 불렀던 김태곤. 올드팬들이라면 김태곤의 국악가요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통기타와 청바지로 상징되는 포크음악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 김태곤은 가요계의 이단아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국악을 가요와 접목시키는 신선한 발상으로 퓨전국악가요의 개척자라고 볼 수 있다.

1976년 발표한 '아리아리아라이요'는 한국인의 흥을 담아내면서 젊은층이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신명난 가요로 인기를 모았다. '간밤에 울던제비 날이밝아 찾아보니 처마밑엔 빈둥지만이 구구만리 머나먼길 다시오마 찾아가나 저 하늘에 가물거리네 에헤야 날아라 헤에야 꿈이여 그리운 내님 계신 곳에'라는 구절에 애절하고도 쩌렁쩌렁 힘이 담긴 김태곤의 대표곡 '망부석'도 전혀 새로운 풍으로 팬들을 끌어모았다. '산모퉁이 바로 돌아 송학사 있거늘 뭘 그리 갈래갈래 깊은 산 속 헤매냐'로 시작되는 김태곤의 '송학사'는 풍경소리 울리는 선사를 연상케 하는 명상가요로 반향을 불렀다.

요즘 고단한 삶을 치유해주는 힐링음악이 유행인데 가수 김태곤은 국악을 가요에 끌어와 명상가요를 개척했던 것이다. 이후 가수 김태곤은 주류무대에서 잊혀져 갔지만 박사가수로 거듭나면서 국악을 통한 명상음악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2003년 경산대에서 연예인으로는 처음 보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가수 김태곤의 학위논문 제목은 '음악이 지역사회주민의 건강과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외국에서 뮤직테라피가 유행하고 있는 것을 보고 국악으로 명상음악, 건강음악, 태교음악 등을 개발해 활성화시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악치료 전도사로서 대중적인 무대에서 김태곤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음악의 정체성에 고민하던 젊은 시절 피리 불며 무대에 나와 때로는 신명나게, 때로는 고즈넉하게 국악의 선율을 가요에 녹여낸 김태곤의 국악 퓨전화 시도는 한국가요사의 조그마하지만 한 갈래로 주목받을 수 있다. 박사가수 김태곤이 7일 방송되는 KBS 네트워크특선 뮤직토크쇼 '가요1번지'에 나와 국악가요에 얽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낼 예정이다.

박인서 기자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