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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예권, 밴 클리아번 피아노 콩쿠르 '첫 우승' 의미는?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1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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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도전을 멈추지 않는 코리안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8)의 마지막 8번째 콩쿠르 우승.
'블루칩' 선우예권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인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은 선우예권 우승 쾌거에 대해 축하와 격려의 뜻을 담은 축전을 11일 보냈다. 나 직무대행은 "이번 수상을 통해 우리나라 음악인들의 뛰어난 예술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한편 클래식 저변이 더욱 넓어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선우예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 홀에서 17일에 걸쳐 펼쳐진 제15회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북미 최고 권위의 밴 클라이번에서 우승한 코리안 피아니스트는 선우예권이 최초다. 앞서 2005년 양희원(미국명 조이스 양), 2009년 손열음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다솔(28)은 심사위원장 특별상을 받았다. 미국의 케네스 브로버그, 다니엘 수는 2,3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5일 개막한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지구촌에서 290여명이 참가한 대륙별 예선을 거친 15개국 30세 이하 신예 피아니스트 30명이 본선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5명이 나서 선우예권과 김다솔, 김홍기가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진출한 뒤 선우예권만이 6명으로 자웅을 가리는 결선에 올랐다. 선우예권은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5중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유려하게 연주해내 심사위원단 최고점을 받았다.

선우예권은 우승 직후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지난주부터 감기 기운이 있어 파이널 연주 당일에는 연습도 못했죠. 날이 더움에도 땀을 빼기 위해 옷을 껴입기도 했어요"라며 "몸 상태가 안 좋고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던 콩쿠르라서, 감정적으로 더 기쁘죠. 그래서 결과가 더 값져요"라고 말했다.

선우예권은 초등학교 2년 때 누나를 따라 뒤늦게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해 한국에서는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커티스 음악원에서 세이무어 립킨, 매네스 음대에서 리차드 구드에게서 배웠다. 현재 하노버 국립 음대에서 베른트 괴츠네를 사사하고 있다.

조성진이 2015년 쇼팽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 첫 우승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선우예권은 다양한 콩쿠르 무대에서 트로피를 수집해왔다. 

2015년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와 2014년 방돔 프라이즈(베르비에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선우예권이다. 또한 인터라켄 클래식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윌리엄 카펠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센다이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등 총 7개 콩쿠르를 휩쓸며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최다 콩쿠르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나선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8번째 우승 메달을 보태는 감격을 맛보게 된 것이다.

선우예권은 마지막으로 콩쿠르 도전에 나선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제 게으름과 소홀함으로 인해 후회하지 않고 싶었어요. 인생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었죠."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년)을 기념하는 경연 무대다. 1962년부터 올림픽처럼 4년마다 열려 북미 클래식 음악시장 진출의 등용문으로 통한다.

그렇다면 권위 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음악가들의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에서 권위를 인정하는 국제콩쿠르는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경연대회 세계연맹에 가입한 29개 콩쿠르가 있다. 국내 무대로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와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들어 있다. 폴란드의 쇼팽피아노콩쿠르와 러시아의 차이콥스키콩쿠르, 벨기에의 퀸엘리자베스콩쿠르가 ‘세계 클래식 3대 콩쿠르’로 불린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고향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5년마다 쇼팽의 기일인 10월17일을 전후로 3주에 걸쳐 열리는 쇼팽피아노콩쿠르는 1927년 창설돼 3대 콩쿠르 중 가장 오래 역사를 자랑하며 피아노 분야에선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인 첫 입상자는 2005년 임동민-동혁 형제가 준우승자 없이 공동 3위에 올랐다. 이후 2015년 조성진이 첫 우승으로 코리안 피아니스트의 위상을 드높였다.

세계 3대 콩쿠르 증 한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무대는 차이콥스키콩쿠르다.  냉전시대 사회주의 진영의 예술적 자존심을 걸고 195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창설됐다. 초창기엔 피아노, 바이올린 경연이었으나 현재는 성악, 첼로도 추가돼 4년마다 열리고 있다.

1974년 정명훈이 피아노 부문 공동 2위를 한 뒤 귀국 카퍼레이드를 벌인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피아노 부문에서는때 1994년 백혜선이 3위에 오른 뒤 2011년 손열음, 조성진이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성악 부문에서는 1990년 바리톤 최현수 우승 이후  2011년 베이스 박종민, 소프라노 서선영이 남녀 부문에서 1위를 휩쓸었다.

퀸엘리자베스콩쿠르는 왕비가 직접 수상자에게 상을 줄 만큼 벨기에의 국가적인 이벤트로 피아노, 작곡, 바이올린, 성악, 첼로 부문에서 기량을 겨룬다. 바이올린의 권위가 세계 최고다.

한국은 1976년 강동석이 2위로 첫 입상한 뒤 바이올린에서 2015년 임지영이 첫 우승을 달성했다. 3대 콩쿠르 중 기악 부문 첫 1위였다. 성악 부문에서는 2011년 소프라노 홍혜란, 2014년 소프라노 황수미가 정상을 밟았다. 작곡은 2009년 조은화, 2010년 전민재가 우승했다.

최근 조성진에 이어 선우예권까지 우승하면서 국내 클래식 주자들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콩쿠르 열풍'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저먼 피아노 포럼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선우예권은 이번 우승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는 12월 2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단독 리사이틀 예매도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같은 열기라면 선우예권이 11월23일 금호아트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벤저민 베일먼과 협연하는 듀오 무대, 10월12일 금호아트홀에서 펼치는 문태국과의 협연 공연에도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우예권은 금메달과 함께 우승 상금 5만달러, 3년 간의 미국과 해외 투어, 유니버설뮤직 그룹 등을 통한 음반 발매 등의 지원을 받게 돼 북미 활동도 활발해지게 됐다.  

음악적 재능을 보이는 젊은 연주자들을 발굴해 데뷔 무대를 마련해주는 쇼팽피아노콩쿠르 등 유럽의 콩쿠르들과 달리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어느 정도 완성단계에 있는 연주력에 티켓 파워도 지닌 연주자들을 골라 홍보와 마케팅을 지원, 지구촌 스타로 대성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를 걸게 해준다는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선우예권이 세계 3대 콩쿠르가 아니라 빈 클라이번 콩쿠르 첫 우승에서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의미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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