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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낙마' 안경환 자진사퇴 왜? 10시간 막전막후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6.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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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해명 기자회견에도 야권의 사퇴 요구가 더욱 거세지자 자진 사퇴했다.

아들 문제, 물래 혼인 신고 등 각종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청문회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지만 청와대가 여론의 향배를 예의주시 중이라는 입장이 나오면서 하루도 안 돼 사퇴의 길을 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지 5일 만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인사 청문회 검증 대상자 중에서도 처음으로 나온 자진 사퇴자로 기록됐다.

청와대는 16일 오후 8시 40분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 요청으로 알려드린다"며 안 후보자의 사퇴 의사를 전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며 자진사퇴했다. 안 후보
자는 "저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는 꼭 이뤄져야 한다"며 "저를 밟고 검찰개혁의 길에 나아가십시오. 새로 태어난 민주정부의 밖에서 저 또한 남은 힘을 보태겠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국가인권위원장 출신의 안경환 후보자는 위조 혼인신고와 함께 아들의 퇴학처분 무마 의혹, 각종 저서와 칼럼에서의 왜곡된 여성관 논란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으로 문 대통령의 개혁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자진 사퇴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앞서 뉴시스 등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청와대 출입 취재진에게 안경환 법무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청문 과정에서 정말 결정적 하자가 나오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가 참고과정'이라는 청와대의 입장에 야권이 국회를 무사히는 처사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결정적 하자가 언론과 국회 청문회에서 제기됐는데도 무시하고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몰랐던 부분 나오고 국민 여론이 그러면 지명을 철회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명한 뒤 "이 문제는 예의주시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입장이 나오고 채 2시간도 안 돼 안경환 후보자가 스스로 낙마의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날 오전 11시 안경환 후보자는 서울 서초동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 혼인신고'  '아들 퇴학 무마'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으나 오히려 거센 자질 논란을 불렀다.

"후회하고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의혹만 증폭시키는 역효과만 초래했던 해명 회견이라는 지적들이 나왔다. 야권의 사퇴 요구만도 8차례나 이어졌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특히 여성의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기류가 흘러나오는 등 거센 후폭풍을 맞았던 것이다.

안경환 후보자는 27세이던 1975년 교제하던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이듬해 혼인 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그 일은 전적인 저의 잘못으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다"고 사죄했다. 혼인 무효 판결 당시 형사책임은 없었냐는 질문에 "형사적인 문제는 부각되지 않았다. 만약 형사처벌을 받았다면 당연히 법무부 장관 자격으로 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허위 혼인신고 행위가 비록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사문서 위조 등 행위로 징역형이 선고되는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법무부 장관 결격 사유라는 지적이 나왔다.

안경환 후보자는 아들의 퇴학 무마 의혹에 대해서는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결코 없다"고 부인했다. 부모의 심정으로 아들의 탄원서를 제출해 선처를 호소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이었지만 의혹은 더욱 커졌다.

야권의 '릴레이 논평'으로 이어진 자진 사퇴 요구도 안경환 후보자의 낙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비뚤어진 여성관에 위조사문서행사죄를 행사한 안 후보자는 사퇴에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입에 담기 어려운 비뚤어진 성 관념으로 분노를 유발한 것도 모자라 사기 혼인신고 전력까지 드러났다. 헌정사상 역대급으로 부적격"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한 행위는 시쳇말로 스토커들도 안 하는 행동"이라며 "무조건 강행, 코드인사가 아니고서는 거둬들이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경우 국회 운영위원회에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출석시켜 청와대의 '특혜 검증' 여부를 엄격히 따지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안경환 후보자의 사퇴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경환 후보자 사퇴 소식이 나오자 야권은 일제히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사퇴해 다행"이라며 "그동안 법의 가치를 지켜야 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민들이 그렇게 못마땅해 하는데도 버티다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도 "지금이라도 더 큰 상처가 되기 전에 사퇴를 해서 다행"이라며 "오전 기자회견때 사퇴를 했어야 하는데 왜 시간을 끌어서 몇시간 동안 정권에 부담을 주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안경환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많은 의혹이 있었고, 해명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여론은 부적격 후보자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참모진뿐만 아니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는 문 대통령에게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청문회 전 자진 사퇴를 택한 것이다. 악화되는 여론 속에 임명권자의 읍참마속 부담도 덜어준 안경환 격랑의 10시간이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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