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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현, 재입북 후 '대남비난'...남과 북을 오가는 탈북자들은 왜?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7.1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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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국내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탈북녀 임지현 씨가 재입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16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탈북녀 임지현 씨로 추정되는 여성은 “2014년 1월 탈북했고 지난 6월 조국(북한) 품에 안겼다”며 “평안남도 안주시에서 부모님과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탈북녀 임지현 씨는 전혜성이라는 이름으로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됐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주제의 영상에 등장했다.  이 여성은 국내 종편채널에 ‘임지현’이라는 가명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면서 시키는 대로 북한을 비방하고 헐뜯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가 16일 유튜브를 통해 탈북녀 임지현 씨로 추정되는 전혜성 인터뷰를 공개했다. [사진출처=유튜브]

임지현 씨는 한국생활에 대해 "술집을 비롯한 여러 곳을 떠돌았지만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만 있었다"며 "한국생활이 외로웠다"고 밝혔다. “돈도 벌고 연기도 하고 싶어 방송에 출연했다. 어려서부터 예술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밝힌 탈북녀 임지현 씨는 그런 환상을 갖고 남한으로 갔지만, 돈으로 좌우되는 남한에서 고통이 따랐다고 주장했다.

임지현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TV조선 ‘남남북녀’·‘모란봉클럽’,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국방TV ‘명 받았습니다’ 등에 출연해 북한의 실상을 폭로해왔다. 특히 탈북녀 임지현 씨는 ‘남남북녀’에서 탤런트 김진과 가상 커플로 출연해 화제를 낳았다. 임지현 씨는 가상 남편인 김진이 "다나까 말투 하니까 군인과 다니는 느낌"라고 하자 "내가 조선인민국 포사령부 소속 대원이었다"고 군인 출신임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종편 채널에서 활동한 탈북녀 임지현 씨에 대해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에선 팬카페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임지현 씨는 지난 3월 팬카페를 통해 “저는 학교 입학도 하고 일도 하면서 여러분과 같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라며 국방TV에 출연하고, 학교 과제를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직접 전했다.

또 지난 4월에는 자신의 생일 파티를 해 준 팬들에게 탈북녀 임지현 씨는 “저를 무지무지 예뻐해주시는 우리 여러 팬분들의 따뜻한 마음의 덕으로 저는 진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생일을 맞은 것 같다. 너무나 감동이었다. 이렇게 다들 바쁘고 힘드신 속에서 저를 챙겨주시는 그 마음 마음들 이 저를 더 용기 있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시는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탈북녀 임지현 씨의 재입북 사실이 알려지고 한국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된 이날 임지현 카페에는 폐쇄 공지가 올라왔다.

탈북녀 임지현 씨가 가족을 데리러 재입북했거나, 또는 그 과정에서 납북됐거나, 당초부터 위장탈북했을 가능성 등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보 당국과 경찰에서는 임지현 재입북에 경위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녀 임지현 씨의 경우처럼 탈북자들의 재입북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재입북 이후 2차 탈북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2015년 탈북한 뒤 한국에 정착했다가 이듬해 재입북한 4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11월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TV에 출연, 탈북녀 임지현 씨처럼 한국을 비난했다. 그는 “정말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냈다. 저는 정말 거기서 하루 12시간 이상에 달하는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도 저한테 전해진 돈은 정말 몇 푼밖에…"라며 비판하더니 최근 북한을 재탈출해 자신의 부인을 데리고 한국에 돌아왔다.

2009년 탈북했던 김광호-김옥실 부부는 2012년 11월 재입북해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을 비난한 뒤 2013년 6월 재탈북했다가 중국에서 체포됐다. 이들 부부는 한국으로 송환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자진 재입북에 따른 실형선고였다.

이전에도 북한 함북 온성의 우산공장 지배인으로 일하다가 탈북해 1996년 한국에 입국했던 B씨는 사업에서 실패하자 2000년 8월 중국을 거쳐 자진 재입북했다가 재탈북해 2003년 10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1998년 탈북했던 C씨도 2000년 북한에 남겨진 아내를 데려오려고 밀입북했다가 북한 공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던 중 재탈북, 2002년 한국에 재입국했다.

적지 않은 탈북자들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을 더 데리고 오려고 재입북을 결행하기도 한다. 예전같으면 탈북자는 총살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탈북자들의 재입북은 시도조차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TV조선 남남북녀에 출연할 당시의 탈북녀 임지현 씨. [사진출처=TV조선 남남북녀]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습 집권한 이후 탈북자들의 재입북을 통해 체제유지와 단속을 강화해나가는 쪽으로 변화되면서 재입북을 유도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2015년 워싱턴 소재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재입북자 탈북자들의 기자회견에 관한 토론회에서 이같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디플로매트’의 칼럼니스트 스티븐 데니는 “북한이 철권통치만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체제유지와 단속을 위해 재입북한 탈북자들의 기자회견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당국은 재입북 탈북자들을 환영하며 이들을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임지현 씨처럼 선전 동영상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주민이 한국으로 가면 최하층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또 과거에는 탈북자들을 반역자로 묘사했지만 지금은 실수를 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니는 탈북자들은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용서의 대상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시각에서라면 탈북녀 임지현 씨의 발언처럼 북한 주민들에게 탈북해도 한국에서는 고통이 따르는 생활로 전락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집요하게 전달하려는 북한의 대내적인 선전 메커니즘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재탈북해 북한의 선전도구로 이용당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한 번 맛본 자유를 못 잊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연 탈북녀 임지현 씨의 명운은 어떻게 될까.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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