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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 성공신화의 민낯 '갑질의 신'?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7.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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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래 대청소하는 날'
'화끈하게 일하는 날'
'수퍼바이져 하는 날'
'목요일은 목 빠지게 일하는 날'
'금방 일하고 또 일하는 날'
'토하도록 일하는 날'
'일어나지 못하게 일하는 날'

과일전문 프랜차이즈 ‘총각네 야채가게’의 슬로건이다.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는 ‘매일매일 즐겁게, 매일매일 맛있게 즐기면서 일하는 총각네’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총각네’ 젊은이들의 무한 도전을 강조한다. 하지만 산업화시대의 ‘월화수목금금금’으로 일해야 했던 아버지세대들의 고단한 삶을 대물림해 일해야 한다는 인상을 던지며 ‘열정페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이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의 ‘갑질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출처=SBS 보도화면]

이영석 대표는 가맹점주들에게 욕설을 하고 따귀를 때리는 것은 물론 금품 상납 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석 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총각네 야채가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업체 CEO들의 잇따른 갑질행태 속에 불거져 나온 ‘장시의 신’으로까지 불리던 이영석 대표의 갑질에 시각이 싸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SBS는 전직 가맹점주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영석 대표가 점주들에게 도를 넘는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총각네 야채가게는 외부 모집이 아닌 본사 직원들 가운데 가맹점주를 선발해 월세 보증금과 권리금, 인테리어 비용까지 본사가 지급한 뒤 갚아나가는 독특한 방식으로 가맹점을 출점하기 때문에 점주들이 이영석 대표의 요구를 거스를 수 없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이렇다 보니 금품상납 요구가 이어져도 거스르기 힘들었다는 호소도 나왔다. 총각네 야채가게 전직 가맹점주는 SBS와 인터뷰에서 “점주들 단톡방에 (이영석 대표 말이) 올라왔어요. '나 이거(스쿠터) 사줄 사람?'하면서 (스쿠터) 사진이랑 같이 올라왔던 걸로 기억해요”며 “(사주는 것도) 선착순이죠. 제일 처음에 손든 사람이 사주기로. 그래서 사 줬어요”라고 말했다. 이영석 대표는 해당 점주가 먼저 선물하고 싶다고 해서 자신이 비용의 반을 보탰다고 해명했다.

본사 차원에서 이영석 대표 생일 전날에는 잊지 말고 축하 메시지라도 보내라는 공지를 띄우기도 했다. 스승의 날에는 이영석 대표가 직접 점주들 채팅방에서 "찾아도 오고 선물도 준 점장들에게 감사하다"고 하더니,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한 점주들은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며 "쓰레기 같은 놈들"이라고 욕을 했다고 보도됐다.

갑질논란을 낳은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 [사진출처=총각네 야채가게]

욕설도 2주에 한 번 열리는 가맹점주 교육에서 나왔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총각내 야채가게 전직 점주는 “점장들 교육하는 중간에 쌍욕을 들었다. 개XX야, 너는 부모될 자격도 없는 XX야. 진짜 너무 심하더다. 너무 창피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전직 점주도 “이 대표가 점주 한 명을 지목하더니 너 똥개야 진돗개야? 물어보더라. 진돗개라고 답했더니 따귀를 때렸다. 그러더니 한 번 더 묻겠다며 너 똥개야 진돗개야?라고 물었고 다시 진돗개라고 답하니 한 번 더 대리고 나서 멈췄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이영석 대표는 “따귀를 때리기 전에 미리 사전에 다 짜고 한 거다. 내가 이렇게 할 테니 기분 나빠하지 말고. 사랑한다고. 나쁜 쪽으로만 몰려면 제 행동 하나하나가 다 나쁠 거다”라고 해명했다.

유료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총각네 야채가게 전직 직원은 “500만원을 내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그러나 이걸 하지 않으면 앞으로 매장 운영을 할 수 없다고 얘기하니까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증언했다.
이영석 대표는 무료로 교육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는데, 공정거래위원회의 해석에 따르면 유료 교육을 받아야만 가맹점을 내주는 방식이라면 가맹비를 사전에 받는 행위여서 위법이다.

SBS는 이영석 대표가 자신의 잘못은 모두 반성하고 시정하겠다고 밝혔고, 일부 현직 점주들은 자신들은 갑질이라 느끼지 않았다며 이미지 훼손에 따른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는 장문의 사과문을 공지했다. 이영석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생존을 위해 밑바닥부터 치열하게 장사를 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욕부터 사람을 대하는 태도까지 무지했고 무식했다”고 시인했다.

또 “함께 해온 동료들과 더 강한 조직을 만들고 열정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던 과거 언행들이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줄은 미처 헤아려주지 못했다”며 “아무것도 가진 것 없던 고등학생이 지금까지 커올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모든 분들의 도움으로 이뤄진 것들이었는데 보답하지 못했다”고 되돌아봤다. 이영석 대표는 “다른 기업들의 갑질 논란이 결국 남 얘기인 줄 알았는데 나의 오만함이 불러온 결과다”라며 “문제가 됐던 모든 부분을 전면 수정하고 최선을 다해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이영석 대표의 사과가 갑질논란을 불렀던 다른 프랜차이즈 CEO들보다 발빠르게 나왔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워낙 새로운 유형의 갑질행태들이어서 “장사의 신이 아니라 갑질의 신”“제2의 미스터피자”라는 냉소적인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총각네 야채가게 슬로건. [사진출처=온라인커뮤니티]

이영석 대표 성공신화의 민낯을 보게 돼 배신감을 느낀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무일푼으로 오징어 트럭행상을 따라다니며 장사를 배워 맨손으로 연 매출 400억 원대 업체를 일궈낸 이영석 총각네 신화는 뮤지컬과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큰 반향을 불렀던 게 사실이다.

1998년 이영석 대표가 세운 18평의 작은 야채가게 ‘총각네 야채가게’는 기존에 없던 다양한 영업 전략과 세심한 품질관리를 선보였고 ‘동네 아줌마’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현재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국 40여개 매장으로 늘어났다. 과일, 야채 하나로는 대한민국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젊은 청년사장 이영석의 열정은 작은 트럭행상을 어엿한 농산물 판매 프랜차이즈업체로 키워낸 것이다.

이영석 대표는 2012년 험난했던 자신의 경험을 정리한 저서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를 발표한 뒤, 전국 곳곳에서 강연자로도 활동하며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해왔다. 이 책에서 그의 ‘진돗개 철학’이 나온다. 이영석 대표는 “(직원을 채용할 때) 질문 내용만 봐도 그 친구가 똥개로 사는 사람인지 진돗개로 사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썼다. ‘똥개 마인드’로 사는 사람은 월급과 휴일을 물어보지만, ‘진돗개 마인드’로 사는 사람은 “몇 년을 배워야 독립해서 일할 수 있느냐. 과일 고르는 법은 언제부터 배울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이후 이영석 대표는 “근로자라면 주인을 물지 않는 진돗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고용주인 ‘갑’의 입장만을 대변한다는 비판 속에 2015년 ‘열정페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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