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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향 LPGA 2승 향기, 변화 택하니 절로 '액땜 우승'까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7.3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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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6타차 대역전극. 32개월 기다린 스물넷 이미향의 간절함이 40개월 만에 42승을 노렸던 마흔셋 카리 웹(호주)보다 더 강렬했다.

이미향(KB금융그룹)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가 함께 주관한 레이디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PGA 편입 초대 챔피언 등극.

이미향은 31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노스 에어셔에서 열린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아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이미향은 허미정(28)과 카리 웹을 1타 차로 공동 2위로 제치고 2014년 미즈노 클래식 우승 이후 LPGA 투어에서 2년 8개월 만에 2승째를 기록했다.  이미향은 우승 상금 22만5000 달러(2억50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 랭킹 19위로 뛰어올랐다.

이미향으로서는 어수선한 영국 무대 적응기 속에 악재들을 '액땜'으로 바꿔 거두 우승이어서 실로 값졌다. 미국에서 스코틀랜드를 건너오면서 비행기 연착으로 연결편을 놓치더니 골프백까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다른 클럽을 빌려 연습라운드를 치러야 했다. 이미향은 처음 밟는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여서 남들보다 적응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

첫 날 1오버파 73타, 둘째 날 3오버파 75타로 턱걸이로 컷 오프를 면했다.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적응력을 끌어올린 임미향은 6타차 공동 6위로 출발한 최종라운드 전반 9홀에서 5타를 줄어며 선두 웹을 따라잡았다. 14번홀에서 웹이 이글을 잡는 바람에 다시 2위로 밀리는가 했지만 웹이 16번홀 보기, 17번홀 더블보기로 스스로 무너지면서 LPGA, LET 동시에 2승째를 거둘 수 있었다.  

1995년 첫 우승 이후 20년 동안 한 시즌에 2승꼴로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 역대 LPGA 통산 상금랭킹 2위, 다승랭킹 10위에 올라있는 ‘LPGA 명예의 전당 전설’ 웹을 상대로 담대한 승부를 펼쳤던 이미향.

올해 초 조던 스미스를 지도하는 카메론 매코믹으로 스윙코치를 교체한 효과를 이번 우승으로 확인했고 자신감까지 끌어올리게 됐다. 웹의 관록에서 정교한 스윙으로 당당히 맞선 것이다. 역시 맥코믹 코치에게 스윙교정을 받은 유소연이 준우승 트라우마를 벗고 올 시즌 2승을 거둔 것도 이미향의 자신감과 무관하지 않다.

어렸을 때 키가 크지 않아 클럽을 놓고 공부에 전념해자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중학교 2학년 때 박세리와 함께 라운딩한 것을 계기로 ‘세리 키즈’의 꿈을 굳혔던 이미향. 162cm의 키를 노력으로 극복한 이미향은 2009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11년 미국과 일본의 퀄리파잉 스쿨에 응시해 모두 2차까지 통과했다. 고심 끝에 큰 무대인 미국행을 택해 2부 투어부터 험로를 헤쳐나가 신인왕을 탔다. 2013년부터 LPGA무대에서 본격 활약한 이후 통산 13차례 톱10에 진입해 2승째를 수확하게 됐다.

이미향의 우승으로 한국은 올 시즌 21개 대회에서 11승을 거뒀다. 역대 한 시즌 다승 2위다. 2006, 2009년에 이어 10승고지를 돌파하며 11승을 쌓은 것이다. 32개 대회가 펼쳐진 2015년에 거둔 최다 15승에 4승차로 다가섰다. 다음주 열리는 메이저무대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시작으로 14개 대회가 남아 있어 ‘골프 한류’의 대기록 달성도 기대를 끌어모은다.

특히 이미향의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의 멀티우승 신드롬은 다시 점화됐다. 슈퍼루키 박성현의 US여자 데뷔 우승의 ‘메이저 퀸’ 대관식에 이어 김인경이 마라톤 클래식에서 6승째를 따낸 뒤 이어진 3연승이다. 2002년 김미현-박희정-김미현이 처음으로 3주 연속 우승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역대 태극낭자군이 LPGA 그린에 남겼던 연승퍼레이드에서 13번째 3연승 질주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한국의 최다 연승인 4주 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메이저대회로 편입된 2001년부터 박세리가 우승한 것으로 시작으로 장정(2005년), 신지애(2008, 2012년), 박인비(2015년) 등 5차례나 우승을 거둔 무대이기 때문이다.

링크스 코스의 적응력을 우승으로 과시한 이미향을 비롯해 코리안시스터즈가 2년 만에 패권을 탈환하게 되면 역대 4번째 4연승을 달리게 된다. 한국의 4주 연속 우승은 2006년 한희원-이선화-박세리-장정의 우승 합작을 시작으로 2013년엔 박인비의 3연승 독주에 박희영이 우승을 보탰고, 지난해 6~7월엔 박인비-최나영-전인지-최운정의 우승 바통터치가 빛났다.

또한 이번에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하게 되면 한국은 2012년, 2013년, 2015년에 이어 한 시즌 최다 3명의 LPGA 메이저 퀸 대관식을 치르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이미향의 우승이 다시 거세지는 골프한류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박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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