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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류 '소리없는 역파도의 습격', 왜 해운대는 특히 위험한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7.08.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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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뷰] 장마도 물러간 해수욕장, 폭염을 식혀주는 시원한 파도에 몸을 맡기는 피서의 절정이다.
그런데 모래톱을 뛰쳐나가 바다에 뛰어드는 피서객들이 주의해야 할 게 이안류(離岸流)다.
역파도라고도 불린다. 해안에 파도가 깨지면서 한 곳으로 밀려들었다가 다시 바닷물이 좁은 폭을 통해 먼바다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흐름이 이안류다.

스멀스멀 수영객들의 발목을 잡아 목숨을 위협하는 ‘이안류의 공포’가 올해도 해운대에 밀려들었다.

2012년 발생했던 해운대 이안류 현상. [사진출처=기상청]

#01 아찔했던 해운대 이안류 공포

7월 31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이안류가 발생해 피서객 70여명이 파도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것이다. 부산 해운대119수상구조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해운대 해수욕장 앞 100여m 지점 해상에서 이안류가 발생, 피서객 70여 명이 빠르게 떠밀려나갔다가 20여 분만에 모두 구조됐다.

이날 평일인데도 휴가철을 맞아 해운대를 찾은 피서객들이 20만명으로 추산됐다. 해운대119수상구조대는 국립해양조사원 실시간 이안류 감시 시스템에서 가장 위험한 4번째 단계 '위험'으로 예상함에 따라 이날 해운대 해수욕장 입욕이 통제됐다. 오후 들어 입욕이 허용됐는데 아니나 다를까 해운대 이안류가 발생해 입욕객들이 목숨을 잃을 뻔한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해운대119수상구조대가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망루에서 주시하다 빠르게 대처한 덕에 이안류 참화를 막을 수 있었다.

잠잠하다가도 언제 다시 갑자기 돌변할지 모르는 ‘소리없는 역파도의 습격’이 이안류 공포다.

해운대 이안류의 역파도 흐름. [사진출처=기상청]

#02 이안류는 왜 소리없는 습격인가?

해안 가까이에서 파도가 부서지면서 한 곳으로 밀려든 바닷물이 좁은 폭으로 다시 바다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이안류(Rip Current)는 기상, 지형, 해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먼 바다에서 강한 바람이 불면 높은 파도가 만들어지는데, 이 파도가 지속적으로 해안에 밀려와 부딪힌 뒤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다가 갑자기 바다 쪽으로 분출돼 이안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안류 발생 원인. [사진출처=기상청]

기상청 설명에 따르면 주변에 비해 파도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 곳을 타고 바다로 분출되는데 파도의 굴절현상으로 일반적으로 수심이 깊은 곳이 유입파고가 낮아서 이안류가 발생한다.

수심의 변화가 심하면 이 변화로 인한 상습적인 이안류 발생 빈도도 높아지게 된다. 만조로부터 물이 먼바다로 빠지는 경우나, 바람이 해안으로 지속적으로 불다가 잦아드는 경우 물이 먼바다로 흘러나가는 과정에서 더욱 큰 이안류가 발생한다.

이안류는 해안으로 유입되는 파도를 만나면 서로 진행방향이 반대인 관계로 바다로 원활히 나가지 못하고 해안에 고립된 채 힘이 누적되고 순간적으로 틈이 나면 먼바다로 분출하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순간적으로 강한 흐름이 발생한다. 주기가 길고 지속적인 너울성 파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날씨가 쾌청한 날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안류 발생 도해도. [사진출처=기상청]

#03 왜 해운대 이안류가 잦을까?

해운대는 해안선이 남쪽을 향해 넓게 퍼져 있어 남풍의 영향을 받은 파도가 지속적으로 몰려와 이안류가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상청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해운대 해수욕장은 해안가가 트인 방향에서 다른 해수욕장과는 차이를 보인다. 해운대 해안가는 남쪽을, 광안 해수욕장과 송정 해수욕장의 경우는 남동쪽을 향하고 있다.

해운대에는 장파가 해안선의 직각으로 밀려들어는 경우가 많아 이안류가 많이 발생하고, 광안 송정 해수욕장처럼 파도가 해안에 비스듬히 유입되면 발생 빈도가 적다.

2017년 여름부터 확대된 이안류 예측정보 대상 해수욕장 현황. [사진출처=기상청]

#04 이안류 예측 대상 해수욕장, 올 여름부터 8개로 확대

기상청은 2010년부터 ‘이안류 관측 및 발생구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안류는 파향과 파도 유입 특성에 따라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며 매우 짧은 시간에 돌발적,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므로 예측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기상청은 이안류 감시와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왔고 올해는 이안류 예측시스템 적용 대상이 되는 해수욕장 수를 두 배로 늘렸다. 종전 해운대, 중문, 낙산, 대천 해수욕장에 완도-신지명사십지, 강릉-경포, 강문, 안목 해수욕장 4곳을 추가했다. 기상청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의 ‘바다날씨>해양지수’를 통해 8개 해수욕장별로 이안류 예측정보 4단계(안전-주의-경계-위험)를 살펴볼 수 있다.

1일 오전 5시 발표된 이안류 예측정보에 따르면 해운대 해수욕장은 3일까지 이안류 주의보가 내려져 있고, 제주도 중문-색달 해수욕장의 경우는 3일 오후 3시까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다. 나머지 6개 해수욕장의 이안류 예측은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 있으나 언제든지 소리없이 찾아드는 게 이안류의 습격인 만큼 해당 해수욕장의 119수상구조대 등의 방송에 귀를 기울여야 한여름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1일 오전 5시 발표된 이안류 예측 정보 대상 8개 해수욕장 중 해운대, 중국-색달 해수욕장에만 주의령이 내려졌다. [사진출처=기상청]

#05 이안류 악몽 탈출 제1원칙은 ‘비스듬히!’

이안류는 해운대뿐만 아니라 동해안, 제주도 등에서 늘어나는 추세여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라면 이안류에 휩쓸리게 될 경우 탈출 요령을 미리 알아두는 게 필요하다.

이상하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바다 쪽으로 떠내려간다는 느낌이 들면 이안류에 휘말렸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해변 쪽으로 헤엄을 쳐봐도 자꾸만 바다 쪽으로 밀려나가는 현상이다.

이때는 침착하게 일단 흐름에 몸을 맡겼다가 흐름이 끝나는 시점에서 해안 쪽으로 헤엄쳐 나오는 방법이 있다. 아예 처음부터 좌우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헤엄쳐 해안 쪽으로 나와도 좋다.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생각만은 피해야 한다. 비스듬히 헤엄치는 것만이 살아날 길이라는 점만 새겨도 이안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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