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사극 대가’ 이준익 감독이 ‘근대사 3부작’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을까. 영화 ‘동주’ 그리고 ‘박열’의 흥행 2연타에 이어 3부작은 과연 어떤 스토리를 생각하고 있을까.
사극도 흥행이 가능하다는 것과 국내 ‘1000만 흥행 클럽’의 유일한 사극 영화 ‘왕의 남자’를 만든 이준익 감독.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그린 ‘사도’로 다시 한 번 사극 대가의 면모를 보인 그는 실존 인물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그린 ‘동주’를 세상에 내놓았다.
6억원의 초저예산 제작비, 흑백 영화, 잔잔한 스토리, 상업적 포인트가 부족한 구성 등 ‘동주’는 흥행 리스크가 많았다. 하지만 주변의 우려를 비웃듯 ‘동주’는 흥행 포텐을 터트렸다. 최종 관객 수는 무려 115만에 달했다. 이준익 감독의 진심어린 연출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보는 듯한 한 편의 영상 언어에 115만명이 화답했다.
그가 주목한 두 번째는 바로 박열이었다. 독립운동가 박열은 국내에선 생소한 인물이었다. 이 감독은 이 인물이 담고 있는 반골의 기질, 당시 시대상에서 벌어질 수 있는 통쾌함과 우리 민족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을 거의 완벽하게 만들어 스크린으로 옮겼다. 40억 정도의 제작비가 투입된 ‘박열’의 손익분기점은 대략 150만 정도. 최종 ‘박열’의 관객 수는 235만에 달한다.
이제 남은 것은 이준익 감독이 주목하는 다음 역사다. 이른바 ‘근대사 3부작’의 완성이 무엇일 될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명량’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스토리가 그려졌다. ‘최종병기 활’을 통해 병자호란을 그려졌다. 임오화변(사도세자 이야기) 갑자사화(왕의 남자 스토리)는 이미 이 감독의 손에 그려졌다. 동인과 서인으로 나뉜 임진왜란 당시 ‘기축옥사’ 사건을 그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도 이 감독 작품이다. 남은 스토리는 바로 동학 이야기다.
이 감독이 직접적으로 동학 스토리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말은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자신만의 스토리에 큰 관심을 두고 역사적 해석과 영상 언어로 변환시키는 데 탁월한 통찰력을 지닌 점을 그린다면 ‘동학혁명’은 이 감독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사극 대가’ 이준익 감독이 ‘동주’ ‘박열’에 이어 ‘근대사 3부작’의 마침표로 누구도 손을 대지 못했던 ‘거대한 흐름’ 동학 혁명을 선택할까. 김재범 기자